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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혹시 나도 화병(火病)일까?



욱하고 자주 치미는 분노, 가슴 답답함

나도 화병(火病)이 아닐까?


‘몸이 아프지 않으면 건강한 것이고, 마음이 아프지 않으면 행복한 것‘이라는 법륜 스님의 말이 떠오른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아 딱히 괴로운 일이 없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스님의 메시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개인 문제와 사회문제로 몸과 마음이 병든 사람이 많다. 마음이 괴롭다 보니 스트레스를 늘고 정신적·심리적인 증상이 급기야 신체도 병들게 만들어 뒤늦게 병원을 찾는다. ‘참다 참다 병이 된다.’는 말이 있다. 화병(hwa-byung, 火病)이 그 예시이다. 정신이 건강해야 삶이 행복하다. 내게도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 화병에 대해 알아본다.  



화병이란 무엇일까?


화병은 한국 특유의 ‘참는 것이 미덕’이란 문화에서 기인하는 일종의 정신의학적 증후군을 말한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화병(hwa-byung’이 우리말 그대로 등재되어 있을 만큼 외국에서도 우리 문화에서 발생되는 특별한 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주로 심한 우울함보다는 애매모호한 짜증과 화, 불안감, 답답함, 비특이적인 신체 불편, 불면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한의학에서는 울화병(鬱火病)을 줄인 말로 정의한다. 여기서 울이라는 것은 풀리지 않고 쌓인다는 뜻이고, 화는 불과 같은 증상이 있다는 뜻이다. 즉 화병은 참지 못하고 쌓아두는 시기가 있은 후 화의 양상으로 폭발하는 증상이라는 것이다. 


화병의 원인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는 체내의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염증반응은 만성화된다. 만성적으로 염증이 증가한 상태는 즐거움과 행복감 등의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 세로토닌의 불균형을 가져오게 되며, 세로토닌의 불균형은 감정을 예민하고 불안한 상태로 만든다.


한의학에서는 화병은 장기적인 스트레스의 축적에서 비롯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분노라는 정서의 억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의 분노와는 달리 보다 장기적이고 의식적으로 억제해 온 누적된 감정에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그만큼 분노를 갖고 사는 것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화병의 증상은?


화병의 중상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화병의 특이적인 증상으로 억제되지 않는 화, 억울함, 분노, 짜증의 감정 등이 해당된다. 둘째 신경증적 임상으로 우울, 불안, 초조감, 무의욕 등이다. 셋째 근육통, 피로감, 가슴 통증, 가슴 답답함, 소화불량, 이명, 손발의 떨림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이로 인하여 일상 활동, 작업 활동, 대인관계에 제약이 있다면 화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은 쉽게 화가 나고 짜증나는 느낌, 특히 가슴이 꽉 막힌 것 같고 답답한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여기에 우울감, 무의욕, 불쾌감, 사소한 일에 대한 과도한 걱정, 초조한 느낌,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화병에서의 우울감은 우울증에서처럼 며칠 동안 계속되지는 않는다. 또한 기분이 가라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다. 


화병과 우울증 구분은?


<출처 :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화병연구센터>


너무 화가 나고 속이 상할 때 화병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우울증까지 진행이 된 것은 아닌지 한 번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상황이 좋아지고 난 후에도 화병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화병 증상 때문에 늘 해오던 생활이 달라지기 시작한다면 적극적인 치를 고려해봐야 한다.


화병의 치료는?


화병 자체가 죽을 병은 아니지만 죽을 만큼 괴롭다. 그리고 생각보다 주변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연구에 따르면 중년기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에서도 발생한다고 한다. 화병이 오래 가고 반복되면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심장 혈관에 부담을 준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혈압이 오르고 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이 커진다. 화병 치료는 약물 치료와 정신 치료가 있고 두 가지 치료방법을 동시에 적용할 수도 있다.


화병 예방법이 있다면?


1.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하자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 등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 줄 수 있으며 취미 생활이나 휴식도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 무조건 감정을 억누르지는 말자 



화를 자주 내는 것도 문제이지만 감정 표현을 전혀 하지 않는 것도 정신건강을 위하는 방법이 아니다. 가족이나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3. 심하다는 생각이 들면 전문가와 상담하자

 


대인관계 등의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스스로가 이에 대처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주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한다. 정신 치료를 통해 이런 문제들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출처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화병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