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생활

오존주의보 행동요령, 마스크도 소용없는 강적 오존



한여름 무더위가 연일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면서 대기 질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위와 공기 질은 언뜻 별다른 관계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기온이 높아질수록 도심의 대기 중에서 더욱 활발히 만들어지는 오염물질이 있다. 바로 오존이다. 


미세먼지나 황사보다 사회적 관심을 덜 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더 단기간 안에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더위가 물러갈 때까지는 일기예보에서 오존 농도도 꼭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오존 하면 대개 우주에서 지표면 가까이 내려오려는 해로운 자외선을 막아주는 ‘고마운’ 물질로 인식돼왔다. 실제로 비행기 고도보다 높은 성층권에 존재하는 오존층은 태양에서 대기권을 향해 날아오는 자외선을 상당량 흡수해 지상 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우리가 호흡하는 지표면 가까운 곳의 대기 중에 존재하는 오존이다. 


이곳의 오존은 대부분 자동차나 공장 등에서 배출하는 각종 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자외선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다. 매연이 많을수록, 기온이 높을수록 이 반응은 활발히 일어난다. 한여름의 도심은 오존이 생성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 되는 셈이다. 



호흡하는 공기를 통해 직접 오존을 만난 우리 몸에선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위로 전문가들은 눈과 호흡기를 꼽는다. 


공기 중 오존 농도가 0.1ppm 안팎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1시간 이상 외출해 있으면 눈이 쉽게 건조해지고 따가워지거나, 심하면 염증이나 알레르기도 생길 수 있다. 


오존이 눈의 각막(눈꺼풀 안에서 안구 뒤로 이어지는 얇은 막)과 결막(동공을 덮고 있는 투명한 막)을 손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기도가 수축되며 쉽게 숨이 차거나 기침이 나기도 한다. 호흡기가 약해져 병원체에 쉽게 감염될 수 있고, 이미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증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오존 농도가 1.0ppm인 공기에 2주일 이상 노출될 경우엔 두통이나 시력 장애, 폐 기능 이상 등을 겪을 위험마저 커진다. 오존은 피부도 빨리 늙게 한다. 강한 오존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얼룩덜룩해지고 칙칙해지며, 기미나 주근깨도 많이 생길 수 있다. 



인체에 미치는 이런 영향 때문에 환경 당국은 일기예보에 오존 농도도 포함하고 있다. 1시간 동안 대기 중 평균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이면 오존주의보가, 0.3ppm 이상이면 오존경보, 0.5ppm 이상이면 오존중대경보가 발령된다.


주의보가 발령되면 되도록 실외활동은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경보 발령 때는 소각시설 사용이 제한되고, 사업장에서 연료 사용 감축이 권고된다. 중대경보 땐 유치원이나 학교에는 휴교가, 노약자나 어린이, 호흡기 질환 환자, 심장질환 환자에게는 실외활동 중지가 권고된다. 


주의보 발령 농도에 미치지 않더라도 오존 농도가 0.091~0.150ppm이면 오존 예보등급 중 ‘나쁨’ 단계(‘매우 나쁨’은 0.151ppm 이상)에 해당하므로 건강한 사람도 장시간 외출이나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고체 상태인 미세먼지나 황사는 마스크 착용으로 일부 막을 수 있지만, 오존은 기체 상태라서 마스크가 소용이 없다. 그 때문에 오존 농도가 높은 날엔 외출을 가능한 줄여야 한다. 꼭 실외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기온이 높고 자외선도 많은 아스팔트 위는 피해서 다니는 게 좋다. 


운동 같은 과격한 활동은 오존을 호흡기에 더 깊숙이 침투시키기 때문에 삼가길 권한다.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지만, 꼭 승용차를 타야 한다면 주유는 한낮의 더운 시간대를 피해 아침이나 저녁에 한다. 



오존 농도가 높을 때는 실내에 머물더라도 주의할 점이 있다. 이미 실내에 침투했거나 실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존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때 출입문과 창문을 닫고 습도를 높여주면 실내에 존재하는 오존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복사기나 레이저 프린터, 음이온 공기청정기 같은 전자제품은 사용을 줄이거나 가까이 두지 않는 게 좋다. 이런 기기들을 장시간 사용했을 때 나는 불쾌한 냄새에 오존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호두나 땅콩, 잣 같은 견과류와 옥수수, 녹색 채소 등 비타민E가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면 오존 때문에 발생하는 피부 노화를 막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도움: 한국환경공단, 을지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