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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보행안전 지켜주는 '옐로카펫'에 서 볼까?




최근 한 초등학교 앞을 지나다 한 시설물에 눈길이 갔다. 바로 담장부터 바닥까지 연결된 공간에 노란색 페인트가 삼각형 모양으로 칠해져 있었던 것. 얼핏 보면 담장과 바닥에 그저 페인트를 흘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표시는 어린이들의 보행 안전을 돕는 디자인 도시 설계의 일부다.


아이들은 대부분 하굣길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뛰어다니기 일쑤다. 이 때문에 보행신호를 놓치기 쉽고 작은 체구의 아이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게다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해두고 제한속도를 낮춘다고 해도 이를 쉽게 지나치는 운전자가 많기 때문이다.



옐로카펫은 어린이들을 위한 횡단보도 대기소다. 아이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고 운전자 역시 신호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바닥과 벽을 노란색으로 표시한 교통안전 설치물인 것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1만건이 넘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50명이 넘는 어린이가 생명을 잃는 큰 사고를 당했다. 특히 8명은 안타깝게도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일어난 사고로 사망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하더라도 차량이 그냥 지나쳐버리면 사실상 어린이 보호 효과는 크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옐로카펫이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렇게 옐로카펫을 칠해 두면 횡단보도 대기공간이 잘 보이는 정도가 40%에서 50%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차량 속도도 5~12%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



최근에는 옐로카펫 제작 및 설치 가이드라인도 마련돼 색상이나 재질, 규격에 대한 제작 기준도 만들어졌다. 가이드라인에서는 색상은 노란색(황색)으로 하고 재질은 빛을 반사시키는 성능이 우수하면서 동시에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규격은 벽체 최소 높이를 1.7m로, 형상은 삼각형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주변 시설물이나 여건을 고려해 사각형이나 반원형태 등 눈에 잘 띄는 다른 모양도 허용된다.



옐로카펫의 ‘넛지(nudge)’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2015년 4월 처음 설치된 이후 전국 지자체들도 앞다퉈 어린이 보행 안전을 위해 옐로카펫을 설치하고 있다.


넛지 효과는 직접적으로 지시를 하거나 강요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개입해 안전한 선택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아이들에게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 안전하게 대기하라’고 직접 알려주는 대신 노란색 카펫을 칠해놔 그 안에서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까지 설치된 전국 옐로카펫 시설은 650개소에 달한다.



<자료 참고 :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