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생활

높은 혈압이 걱정된다면?



주변에 유독 계절을 타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질병도 비슷하다. 특정 계절이 되면 증상이 심해지거나 환자가 는다. 가을과 겨울 사이인 요즘 같은 계절을 타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고혈압을 꼽을 수 있다.


날이 갈수록 바람이 차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혈관 벽이 함께 수축하면서 혈압이 높아질 위험이 커진다. 평소에도 혈압이 높은 환자들은 이럴 때 자칫 심근경색 같은 아찔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혈관 속에 혈액이 흐르면 혈관 벽으로 압력이 미친다. 이 압력을 혈압이라고 부르는데, 대개는 동맥 혈관의 압력을 뜻한다. 혈압은 수축기와 이완기 수치로 표현한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이완기 혈압은 반대로 혈액이 심장으로 들어올 때 혈관에서 유지되는 압력을 말한다.

 

건강한 사람도 혈압은 순간순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거나 흥분한 상태에선 혈압이 올라가고, 자는 동안이나 휴식 시간엔 내려간다.


혈압은 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했을 때 수축기 120mmHg, 이완기 80mmHg가 최적의 수치고, 수축기 140mmHg, 이완기90mmHg까지는 보통 정상으로 간주한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으로 오른 상태에서 계속 떨어지지 않는 상태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계속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혈압이 조금만 올라가도 머리가 아프거나 뒷머리가 무겁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우 높아져도 별다른 증상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다. 고혈압 증상을 느끼는 정도는 결국 혈압이 얼마나 높은지 낮은지보다 개인 차이의 영향이 더 크다는 얘기다.

 

기온이 높을 때는 열을 방출하기 위해 혈관이 이완되고, 그만큼 혈액이 잘 순환한다. 하지만 반대로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해 좁아지면서 혈액의 원활한 흐름이 방해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름에 비해 겨울의 수축기 혈압은 7mmHg, 이완기 혈압은 3mmHg 정도 올라간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특히 혈압이 정상인 사람보다 이미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선 실내외 기온 차이에 따른 혈압의 변화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어린 사람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서도 마찬가지다.

 

고령의 고혈압 환자들이 겨울철에 뇌출혈로 쓰러지는 경우가 많은 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혈압이 상승하는 바람에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버리는 것이다. 뇌출혈의 약 75%는 고혈압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뇌출혈과 심근경색을 비롯한 고혈압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9월에 가장 적고, 1~2월에 가장 많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고혈압 환자들이 겨울철에 심하게 운동하는 건 금물이다. 운동을 하면 혈압이 평소 정상인 사람조차 혈관이 긴장하면서 혈압이 올라가는데, 하물며 고혈압 환자는 혈압 변동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평소 운동 습관이 없던 환자들은 가급적 겨울에 운동을 시작하는 걸 피하고, 꾸준히 운동을 해온 사람이라도 겨울에는 되도록 아침보다 낮에 운동하는 게 좋다.

 

운동 후 목욕을 하거나 사우나를 찾을 때도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실내외 급격한 온도 변화가 혈압을 갑자기 올리거나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42도 이상의 높은 온도는 피해 미지근한 물로 씻고,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것은 삼갈 필요가 있다.



짠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염분이 몸속에 들어가면 혈압을 올리는 기능을 한다. 건강한 성인 1명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15~20g이지만, 고혈압 환자는 하루 10g 이하로 줄일 것을 전문의들은 권장한다. 날씨가 춥다고 따뜻한 국물을 자주 찾는 습관도 고치는 게 좋다. 국과 찌개, 국수, 라면 등은 염분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간장과 고추장, 된장, 화학조미료 역시 소금기가 많긴 마찬가지다. 조리할 때는 장이나 조미료 사용을 줄이면서 식품 자체의 맛을 살리고, 국물 대신 신선한 채소를 주로 섭취하는 게 고혈압 때문에 생기는 겨울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도움 : 을지대 을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