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대마(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국내에서도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이 가능해졌다. 마리화나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으로 증폭되고 있다.
10월 17일 캐나다가 전 세계 국가 중 우루과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리화나를 전면 합법화하면서 이 색다른 실험에 이목이 집중되고, 궁금증도 쏟아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마리화나는 캐나다 같은 선진국에서 합법화될 정도로 해악이 크지 않은 마약인가?
마리화나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장점은 무엇인가? 국내의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와, 캐나다의 합법화는 무엇이 다를까? 우리나라에서는 무엇이 합법이고 무엇이 불법인가? 한국인이 캐나다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궁금증을 정리해 본다.
캐나다 밴쿠버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점.
우리나라도 환자들이 의료용으로 대마를 사용하는 것은 가능해진다. ●밴쿠버=김희원기자
국내의 의료용
마리하나 합법화와
캐나다의 합법화는
다른 것인가?
다르다. 마리화나에는 약 400가지의 화학물질이 들어있는데 이 중 의료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카나비디올(CBD)이다. 이른바 ‘하이’를 유발하는 델타-9-테트라하이트로카나비놀(THC)과는 다른 성분이다. 카나비디올로 만든 희귀 소아 뇌전증 치료제 에피디올렉스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뇌전증 외에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암, 통증 등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많다.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는 바로 환자들이 카나비디올 성분의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지 다른 목적으로 대마초를 피우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다. 국회는 치료의 문을 열어달라는 환자들의 요구에 따라 올해 1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을 발의해 9월 보건복지위원회 심의, 11월 법제사법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쳤다.
환자들이 해당 성분의 약을 처방받으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국가 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해당 의약품을 수입해 환자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법 개정의 골자다.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 치료 목적의 마리화나 사용을 허용한 나라는 더러 있다.
이와 달리 캐나다가 이번에 합법화한 것은, 환자가 아니어도 기호용으로 마리화나 사용이 가능하도록 문을 연 것이다.
한국인이 캐나다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면 처벌받나?
그렇다. 한국의 사법당국은 해외에 있는 국민에게도 한국 법을 적용하는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마리화나가 합법인 캐나다에서 마리화나를 피운 경우라도 처벌한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은 대마의 재배, 소지, 복용을 일체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해외에서 귀국하는 국민을 전수조사하지는 않지만, 무작위로 단속했을 때 마리화나 성분이 검출되면 처벌한다.
캐나다인은 마리화나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나?
합법화는 됐으나 까다로운 규제가 많다. 주마다 구체적 규정은 차이가 있으나 공공장소에서는 마리화나 사용을 불허하고 있다. 학교와 직장이 이에 해당되고 공원은 주에 따라 적용이 다를 수 있다.
미성년자는 마리화나 이용은 물론 재배, 구매, 판매, 점유 일체가 불법이다. 미성년자에게 마리화나를 팔거나 주는 성인도 처벌 대상이다. 또 마리화나를 흡입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은 엄한 처벌을 받는다.
마리화나를 이용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나나?
마리화나는 긴장 완화, 행복감과 감정 고조를 유발한다. 사람들이 마리화나를 찾는 이유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혼란, 어지럼증, 기억장애, 패닉, 망상, 현실왜곡, 심박동 증가, 운동장애 등의 부작용을 수반한다.
이러한 효과는 마리화나를 피웠을 때에는 즉각 나타나기 시작해 6시간 정도 지속되고, 먹었을 때는 30분~2시간 뒤 나타나기 시작해12시간 정도 지속된다. 먹을 경우(캐나다는 마리화나 식품을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호흡기에 미치는 해는 없지만 효과가 늦게 나타나 더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마리화나를 술과 병용할 경우 부작용은 훨씬 심각하다. 판단력이 크게 저하될 뿐만 아니라 패닉, 불안, 편집증과 같은 정신과적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마리화나와 다른 약물을 병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장기간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대표적인 해악은 뇌 기능 저하다. 기억력, 집중력, 사고능력, 학습능력, 감정 조절, 판단력 등이 나빠진다. 또한 폐와 기관지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가족력이 있을 경우엔 감정ㆍ행동 변화 같은 정신과적 증상, 조현병, 우울증, 불안, 자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마리화나는 중독성이
없어 담배나 술보다 낫다는데?
전문가들은 “의존성 없는 마약은 없다”라고 말한다. 특히 어린 나이에 마리화나를 시작할수록 쉽게 중독되는 경향을 보인다. 두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25세 미만 젊은 층의 뇌에 마리화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알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캐나다가 미성년자의 마리화나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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