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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나 자신을 사랑하자! 보디 포지티브



지난해 경제 전문 포브스가 선정한 ‘2017년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모델(Highest-Paid Models 2017)’에 이름을 올린 사람 중 가장 화제가 됐던 인물은 단연 애슐리 그레이엄이었다. 그녀는 2017년 한 해에만 550만 달러(약 60억 원)를 벌어들이며 슈퍼모델 반열에 올랐다.


애슐리 그레이엄은 여느 모델과 다르다. 런웨이를 오르는 모델, 패션지 표지 모델을 장식하는 톱모델 하면 떠오르는 기존의 고정 이미지와 크게 다르다. 키 175cm에 더블엑스라지(XXL) 사이즈의 몸매다.


키가 크고 빼빼 마른 기존 모델들과 다르게 자신의 몸 그대로를 아름다움으로 표현하는 ‘플러스사이즈(빅 사이즈) 모델’인 셈이다. 그녀는 자신의 화보에 ‘두꺼운 넓적다리가 생명을 구한다(#thickthighsaveslives)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애슐리 그레이엄은 자신의 신체 특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운동에 앞장서는 인물이기도 하다. 보디 포지티브의 핵심은 ‘나’ 자신에게 있다. 남의 시선에 맞춘 아름다움 대신 내가 사랑하는 나의 아름다움에 주목하자는 취지다.


자존감을 높이고 자아정체성을 자신이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더 나아가 타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태도로까지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내가 가진 몸 그대로를 사랑하고, 이를 개성으로 내세워 당당하게 아름다움을 펼치자는 내용이다.


그동안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획일적인 잣대로 규정돼왔다. 날씬한 몸매에 탄탄한 근육, 투명한 피부…. 미디어가 주입시킨 일방적인 아름다움이라는 비난이 계속돼왔지만,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보다는 미적 기준에 자신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유럽 패션쇼 런웨이의 거식증 모델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것 역시 마찬가지다.



획일적인 미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와 성형을 하는 현상은 지속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TV에서 나오는 아이돌 가수들의 다이어트 비법은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고 끊임없이 자신의 몸매를 부정하는 경우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존감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이 TV 속 아이돌 스타들을 동경하며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거나 왜곡된 아름다움의 기준을 정립할 경우 큰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보디 포지티브’ 운동이 단순히 신체 사이즈 뿐 아니라 인종이나 성별, 나이, 장애까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유명 의류 브랜드는 장애인을 위한 데님을 만들기 시작했고 유명 메이크업 브랜드들은 다양한 인종을 겨냥한 색조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보디 포지티브 운동이 여성에만 국한된 가치가 아닌 만큼 남녀 모두에게 해당된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고정 성관념을 버리고 자신이 삶의 주체로,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면 이러한 운동이 더 이상 캠페인이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