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코로나19로 방콕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지 계절의 변화를 잘 못 느끼며 살고 있다. 그러나 종종 바깥출입을 할 때마다 어김없이 땀이 나는 걸 보니 곧 여름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땀이 나는 원인이 비만 때문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탓에 올여름은 먹는 음식에도 좀 더 신경을 쓸 생각이다. 그렇다고 몸에 좋다고, 맛이 좋다고 아무거나 먹기보단 좀 더 궁합이 맞는 음식을 찾을 것이다. 오히려 음식궁합을 잘 못 맞춰 배앓이를 하며 고생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나쁜 음식’엔 어떤 것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여름철 음식궁합 좋은 예
만나면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조합을 ‘환상의 조합’이라 부른다. 이런 환상의 조합이 비단 운동경기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음식에서도 좋은 궁합을 만나면 보다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여름철 대표 채소 가지는 폴리페놀이 풍부해 건강과 미용에 좋다. 가지와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돼지고기, 토마토, 치즈가 있다. 가지는 돼지고기의 유분을 흡수해 감칠맛, 식감을 더해준다. 토마토에 많은 리코펜 성분은 가시의 색소인 나스딘과 궁합이 좋으며, 치즈는 깊은 맛과 식감을 높여준다.
토마토는 양파, 마늘, 주키니 호박, 바지락, 참치, 육류, 달걀, 아포카도 등과 궁합이 좋다. 먼저 양파는 혈액순환과 식욕을 높여주면서 토마토의 냄새를 잡아 향을 돋운다. 주키니 호박은 카로틴과 비타민K가 풍부해 잘 어울리며, 바지락은 비타민12가 풍부해 토마토를 보충해준다.
참치는 토마토의 신맛을 완화해주고, 육류는 비타민 B1과 B12가 풍부해 상호보완적이다. 달걀 역시 단백질, 비타민A, 비타민E, 칼슘 등이 풍부해 토마토와 보완 관계이며, 아보카도는 토마토의 리코펜 흡수율을 높여준다.
여름철 하면 떠오르는 냉면의 경우 메밀이 주재료인데 찬 음식이라 몸을 따듯하게 해주는 달걀과 겨자를 함께 섭취하면 서로 보완이 된다. 콩국수의 경우에도 차가운 성질이기에 반대 성질인 부추나 열무김치와 함께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피로 해소와 이뇨작용을 돕는 오이는 둥굴레, 꿀, 우유, 사과와 잘 어울린다. 둥굴레는 피부미용, 기미, 주근깨에 좋아 오이와 함께 끓여 섭취하거나 가루를 내 식초 탄 물을 섭취해도 좋다.
꿀은 오이에 발라 먹으면 소변 활동이 원활해지고, 우유는 껍질을 벗긴 오이를 하루 담가 여드름에 씻으면 좋다. 사과 역시 칼륨이 몸속의 노폐물과 염분을 빼 주고 혈압 강하에도 도움을 준다.
여름철 음식궁합 나쁜 예
여름철에 복숭아를 먹을 땐 게나 장어를 함께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복숭아가 게, 장어 내 지방의 소화를 방해해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가장 많이 찾는 과일인 수박의 경우에도 튀김류와 함께 먹으면 소화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게와 감의 상극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송나라 시절 '본초도경(本草圖經)'에는 감과 게의 상극을 지적한 바 있고, 경종이 숨을 거둔 이유가 영조가 권유한 게장과 생감 때문이라는 독살설도 있다. 실제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이 게는 식중독균 번식이 쉽고 감의 떫은맛인 타닌과 만나 그 위험을 더 높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산물 종류인 조개 역시 부패균 번식이 높아 소화가 잘 안 되는 옥수수와 함께하면 균의 배출을 방해해 배탈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흔히 먹은 음식 중 칼슘이 풍부한 미역은 파와 함께 먹으면 영양분 흡수가 방해를 받는다. 파의 유황, 인 성분이 칼륨 체내 흡수를 막기 때문이다. 비슷한 예로 멸치와 수산(옥살산)이 들어 있는 시금치를 함께하는 것도 칼슘 흡수에 방해를 받는다. 시금치의 수산 함량을 낮추기 위해 한 번 삶아 조리하는 것도 팁이다.
문어는 고사리와 함께하면 소화가 잘 안 될 수 있다. 다만 누구나 그런 건 아니고 소화력이 약한 고령자나 소화불량이 잦은 질환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오이와 무, 당근과 오이의 궁합은 비타민 C를 파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도토리묵과 감, 간과 수정과, 간과 곶감은 빈혈증을 불러올 수 있다. 로얄제리와 매실, 홍차와 꿀 등의 조합도 영양 손실을 불러올 수 있으니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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