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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집에 머무는 아이들, 안전사고 조심하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장기화하면서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되고 있다. 집 안은 안전할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의외로 집에서 아이들에게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등교가 정상화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아이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내 안전을 재점검하고 안전사고 대처법도 다시 한번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피부가 긁히거나 찢어지는 외상은 아이들이 집에 있을 때 흔히 경험하게 되는 사고다. 가구나 장난감 등의 모서리에 부딪혀 피부가 찢어지거나(열상) 세게 넘어지면서 얼굴이나 팔다리가 긁힐(찰과상) 수 있다.

 

아이가 열상이나 찰과상을 입으면 일단 상처 부위를 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씻어줘야 한다. 상처에서 피가 난다면 깨끗한 천이나 거즈로 압박해주고, 손가락을 다쳤다면 심장보다 높이 유지해준 다음 병원을 찾아 빨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상처가 나도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바르거나 붙이는 약을 쓸 필요가 있다.

 

 

소아의 경우 집안에서 골절도 흔히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넘어지면서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팔을 뻗은 채 손을 바닥에 짚게 되는데, 이때 팔꿈치 관절에 골절이 쉽게 발생한다. 겉으로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여도 팔에 금이 가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때문에 아이가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특정 부위가 아프다고 하거나 부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관절에 느껴지는 통증은 원인이 다양하다. 단순 타박상이나 염좌 때문에 나타나는 통증은 하루나 이틀 지나면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뼈에 금이 갔다면 2주 지나서도 통증이 이어진다. 겉으로 상처가 보이지 않아도 아이가 2주 정도 계속 아프다고 하면 진단을 꼭 받아봐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소아에게 골절이 생기면 뼈가 완전히 부러지기보다 일부분만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경우(부전골절)가 많다. 소아는 어른보다 골막이 두껍고 뼈가 유연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골절과 함께 성장판이 손상됐는지다. 성장판에 문제가 생기면 골절 부위가 저성장 또는 과성장 할 가능성이 있어 치료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뼈가 변형되면서 어른이 된 뒤 관절을 움직이는 데 어려움이 생길 우려도 있다.

 

 

식사를 하다가 생선 가시나 고기의 뼈, 작은 음식물 등이 목구멍에 걸리는 사고도 적지 않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음식물뿐 아니라 동전이나 머리핀, 장신구, 바둑돌, 자석 등 집안에 흔히 있는 작은 물체들을 삼키는 경우도 흔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 목에 뭔가 걸렸을 때 어른들이 종종 맨밥을 삼키라고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살짝 박혀 있던 이물질을 더 깊이 밀어 넣게 될 수 있어 삼가는 게 좋다. 또 식초를 마시게 하는 건 식도를 화학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하고, 거울을 보고 손으로 억지로 빼내길 시도하는 것도 이물질이 더 아래로 내려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금물이다.

 

가시나 뼈가 아이 목에 걸리면 일단 따뜻한 물을 몇 번 마셔서 자연스럽게 내려가도록 해본 뒤 그래도 남아 있는 것 같으면 바로 병원으로 가는 게 정답이다. 병원에서는 의료용 라이트나 후두경 등으로 어렵지 않게 이물질을 빼낼 수 있다. 다만 조개껍데기처럼 크기가 크고 모양이 불규칙한 이물질이 걸렸다면 식도 파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물로 넘기려는 시도도 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삼시 세끼를 집에서 해 먹는 날이 이어지는 만큼 아이들이 화상에 노출될 위험도 커졌다. 식사 중 뜨거운 국물을 쏟거나, 물이 끓고 있는 커피포트나 냄비를 만지거나, 전기밥솥에서 나오는 증기에 손을 대거나, 켜놓은 다리미 바닥을 만지는 등 아이들이 화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 요소는 집 안 곳곳에 존재한다.

 

아이가 화상을 입었을 때는 해당 부위를 흐르는 찬물에 대고 10분 이상 식혀주는 게 가장 먼저. 화상 부위에 옷을 입고 있었다면 조심스럽게 벗기되, 피부와 붙은 부분은 억지로 떼지 말고 떨어지는 부분만 가위로 잘라내는 게 좋다.

 

 

피부가 열에 데면 부어오를 수 있어서 팔찌나 시계, 반지 등도 곧바로 빼둬야 한다. 그대로 두면 자칫 혈액 순환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씻은 상처 부위를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덮은 다음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에 가기 전 집에서 화상 연고나 알코올 등을 바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피해야 한다. 민간요법이라는 이유로 소주나 된장, 간장, 알로에 등을 붓거나 바르는 것도 역시 안 된다. 화상 부위에 2차 감염을 일으켜 치료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고, 흉터도 더 많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노원을지대병원,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