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는 의류만큼이나 우리 피부에 밀착된 상태로 사용하는 용품이다. 그렇지만 실내에서만 사용하고 부피도 크기 때문에 속옷이나 수건처럼 매일 교체하거나 세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생 측면에서 침구도 속옷, 수건 못지않게 중요한 데 말이다.
특히 요즘처럼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예전보다 늘어나고 건강에 민감한 시기일수록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침구를 쾌적하게 관리한다면 기분도 산뜻하고 호흡기나 피부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보도에서 침구를 오랜 기간 세탁하지 않았을 때 유발되는 문제점을 소개했다. 호주 제임스게어드너병원의 존 블레이키 교수는 인터뷰에서 “만약 침구를 1년간 세탁하지 않았다면 피부 각질이 쌓여 침구 무게가 1㎏은 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체로도 비위생적이지만 각질이 집먼지진드기의 먹이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집먼지진드기는 오랜 기간 세탁하지 않은 베개에 서식하면서 배설물을 내보낸다. 이는 비염, 천식 환자 등의 상태를 더욱 악화하는 요인이 된다. 더러운 침구는 박테리아, 곰팡이의 서식지로도 알맞다. 이들은 폐의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유전정보)을 변화시키고 습진, 피부염 등 피부질환을 악화시킨다.
이런 위험을 줄이려면 침구를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시트와 베개 커버는 매주 세탁하도록 한다. 진드기와 곰팡이 등을 박멸하려면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한다. 온수로 세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건조기에 넣어 말리거나 티트리 오일 또는 유칼립투스 오일이 함유된 세제를 사용하면 살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침구 소재 특성상 잦은 세탁이 좋지 않을 경우엔 햇볕에 자주 널어 말리는 것이 좋다. 가디언은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침구를 더 자주 세탁하라고 권한다.
베개는 한 달에 한 번씩 깨끗이 빨아서 완전히 건조한 후 사용하는 게 이상적이다. 세탁법은 베개 소재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제조업체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다. 합성섬유로 속을 채운 베개는 일반적으로 기계 세탁이 가능하다. 메모리폼 베개도 요즘은 빨아 쓸 수 있는 제품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살 때 세탁법을 확인하도록 한다.
베개에 씌우는 항균 커버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이 커버가 물세탁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기적으로 빨아서 사용하다가 적당한 시기에 새 베개로 교체하자.
이불 역시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지다. 주기적으로 세탁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햇볕에 널어서 말리는 게 좋다. 이불도 소재에 따라 세탁법이 다르다. 대부분 기계 세탁이 가능하지만,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제조사를 통해 세탁법을 확인해 소재가 상하지 않도록 하자.
침대 매트리스는 한 번 사면 오래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바닥을 진공청소기로 청소할 때마다 침구 전용 흡입구를 청소기에 끼워 매트리스를 청소해준다. 알레르기 방지 커버를 매트리스에 씌우는 것도 피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판매되는 매트리스 중에는 항균, 항곰팡이 기능을 가진 것들이 있다. 매트리스를 새로 산다면 이런 기능들을 확인해보고 선택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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