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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시간에 쫓겨 급하게 한 칫솔질, 치아에 상처 남겨요

 

  

얼마 전 치과에 들렀다. 양쪽 어금니 부분이 참 시렸다. 아직 30대 초반인데도 잇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원인은 칫솔질이었다. 아침에 출근할 때, 점심을 먹고 와서 칫솔질할 경우 시간에 쫓겨 급하게 빨리 가로로 한 게 문제라고 했다. 급히 하는 칫솔질은 치아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필자를 포함한 현대인들은 ‘빨리빨리’하는 습관에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칫솔질도 급하게 한다. 칫솔질을 빨리 끝내기 위해 세게, 솔을 최대한 문질러 하게 된다. 그러면 치아와 잇몸 경계부에 있는 치아 겉 부분이 닳는 치경부 마모증이 생긴다. 병원에선 계속 이런 상태로 가면 나중에 신경이 마모돼 수십만원을 지불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치경부 마모증이란 치아와 잇몸 경계부(치경부) V자 모양으로 패인 것을 뜻한다. 특히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는 외곽을 싸고 있는 단단한 법랑질이 얇아서 치아의 약한 부분인 상아질이 쉽게 노출되고, 마모도 빠르게 진행된다.

 

 

필자를 포함해 많은 이가 치아 아랫부분이 파인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한다. 다만 이 파인 부분은 잇몸질환에 취약하다. 마모가 더 심해지면 찬 것 혹은 뜨거운 것,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때 이 시린 증상이 심해진다. 만약 마모가 심화돼 신경까지 노출되면 심한 통증도 동반된다.

 

전문가들은 치경부 마모증이 생기는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우선 칫솔질을 위아래가 아닌 가로로 하는 경우. 뻣뻣한 칫솔을 사용하면 이 증상이 더 심해진다. 두 번째로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자주 씹거나 이갈이 등의 습관이 있는 경우. 세 번째는 과일주스 등 산성을 띠는 음료를 자주 섭취할 경우 마모증이 심해질 수 있다.

 

 

마모된 부위에는 음식물이 저류되어 치아우식증(충치)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치료하지 않고 계속해서 방치하는 경우 치아가 부러질 수도 있다.

 

마모증 치료는 레진 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산으로 마모된 부위를 부식시켜 레진을 접착하는데, 산 대신 레이저를 이용하여 레진을 접착하면 치료 시 시린 증상도 적고 레진이 잘 떨어지지 않아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레진 치료보다 칫솔질 자체를 바꾸는 게 더 좋다. 이빨 닦을 때 아랫니윗니를 따로따로 닦고, 손목을 이용하여 회전하듯이 칫솔을 쓸어내리고 올리는 게 좋다.

 

치약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보다 마모도 등급이 낮은 치약을 쓰자. 칫솔도 전동칫솔로 바꾸면 좋다. 의식적으로 가로보다는 세로 방향으로 음식물 찌꺼기를 빼준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칫솔질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