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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약이 아니라 독? 약 과다 복용의 위험성

 

 

‘약’은 긍정적 단어다. 우리 몸을 이롭게 한다는 이미지의 대명사다. 하지만 우리가 복용하는 의약품은 유익성과 함께 위해성도 지닌 양면성이 있다. 약에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복용할 때 반드시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야 하고 특히 영유아의 경우에는 보호자가 약 복용을 지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약은 다다익선이 아니다.

 

 

 

 

실제로 나이가 많이 들수록 만성 질환에 대한 복용약이 과도하게 많이 처방돼 중복으로 복용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여기에 처방약 이외에도 건강기능식품, 처방 없이 복용하는 소화제나 감기약까지 더하면 복용하는 약이 10개 이상 달하는 상황도 생긴다. 이렇게 약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효능보다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복용약이 5개 이상인 다약제(여러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것)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는 부적절한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이하로 약을 처방받은 경우보다 33%포인트 높은 수치다. 약을 많이 복용하면 할수록 중복 약을 처방받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약에 위장을 보호해주는 위장약이 들어가는데 다른 목적으로 처방된 약들을 함께 복용하게 될 때 위장약이 포함돼 있으면 중복으로 복용하게 되는 식이다. 위장약은 위산 분비를 억제해 약을 복용할 때 속 쓰림 등을 방지해주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에는 장염이나 폐렴 위험이 커진다.

 

뇌경색 예방에 쓰이는 와파린 등 항혈전제를 복용하면 뇌경색 발생은 줄여줄 수 있지만 동시에 뇌출혈 발생률은 높아져 중복으로 복용할 경우 역시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 단순히 같은 성분의 약물을 중복으로 복용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부작용이 있다. 약물상호작용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물론 약물상호작용은 각각의 약물을 단독으로 복용할 때보다 효과를 높이는 긍정적인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서로의 작용을 상쇄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부정맥 등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스테로이드와 진통소염제는 함께 복용할 경우 소화성궤양이 증가할 우려가 높다. 또 C형간염 환자의 경우 치료약물을 복용할 때 진통제나 위장약 등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의사와 약사들은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를 통해 약물 처방 중복 여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비보험 진료를 받는 경우나 처방이 필요 없는 약을 따로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들이 이 서비스를 통해 환자의 중복 약물 처방 여부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라면 반드시 자신이 평소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파악하고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약 다이어트’에 나서야 한다.

 

참고: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경향신문 기자 박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