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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코로나19 시대, 면역력을 높여주는 세계 각국의 발효 식품​

코로나19로 인해 면역력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발효 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발효된 배추와 양배추를 많이 소비하는 한국과 독일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적다는 점에 주목해 발효 식품과 면역력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가 다수 발표되고 있다.

 

발효는 넓은 의미에서 미생물이 자신의 효소를 이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해 최종 산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미생물이 유기물에 작용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부패와 유사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미생물의 종류다. 다시 말해 분해 과정에서 유익한 세균이 되면 ‘발효’라고 하고, 유해한 세균이 되면 ‘부패’라고 한다. 발효 과정을 통해 생긴 유익한 균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나쁜 세균의 침입을 막아 면역력을 높여준다.

 

 

 

 

 

 

발효 식품은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표적인 발효 식품인 김치뿐만 아니라 콩을 주원료로 하는 된장과 청국장 등 각종 장류, 어패류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젓갈류,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술과 식혜 등이 있다.

 

우리나라 외에도 세계 각국에 다양한 발표 식품이 있다. 서로 다른 기후 조건과 식재료, 음식 문화에 따라 발전해온 세계 각국의 발효 식품을 소개한다.

 

 

 

 

 

 

독일의 김치 ‘사우어크라우트’

 

잘게 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는 독일식 김치라고 할 수 있다. 톡 쏘는 특유의 신맛이 입맛을 돋워주며, 우리의 김치처럼 독일인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이다. 유산균이 풍부해 장내 유익균 함량을 높여주고 설사와 변비를 예방한다. 사우어크라우트의 원료인 양배추에 들어있는 비타민U는 위 점막을 보호하고 위산 분비를 억제해 위염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주로 피클처럼 차게 먹지만, 지역에 따라 따뜻하게 익혀 먹거나 수프처럼 끓여 먹기도 한다.

 

 

 

 

 

 

 

 

인도네시아의 청국장 ‘템페’

 

템페(tempe)는 한국의 청국장이나 일본의 낫토처럼 콩을 주원료로 한 발효 식품이다. 불린 콩의 껍질을 벗겨 살짝 익힌 다음 곰팡이균을 섞어 하루 이틀 발효시킨 후 먹는다. 청국장이나 낫토와 달리 단단한 두부 모양으로 끈적이거나 냄새가 없다. 콩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 도움을 주며, 장 건강에 좋은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주로 샐러드로 먹고, 굽거나 튀기면 두부와 비슷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케피어’

 

세계 3대 장수마을인 코카서스의 건강 비결로 알려진 케피어(kefir)는 동유럽과 러시아를 대표하는 발효 식품이다. 유산균과 효모가 결합한 케피어 그레인을 발효시켜 만든 발효유로, 일반 요거트보다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훨씬 많이 들어있어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또한 각종 비타민과 엽산, 요오드, 마그네슘, 철분, 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알레르기와 천식, 염증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발효 과정에서 유당이 분해되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편안하게 마실 수 있다. 케피어 그레인만 있으면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으며, 우유 외에 코코넛 밀크, 아몬드 우유, 산양유, 두유 등으로도 발효가 가능하다.

 

 

 

 

 

 

 

저칼로리 발효 음료 ‘콤부차’

 

최근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콤부차(kombucha)는 녹차나 홍차에 효모균을 첨가해 발효시킨 음료로, 시큼하면서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발효 과정에서 탄산이 발생하는데, 저칼로리인 데다 유산균이 풍부해 탄산음료를 대체할 건강 음료로 주목받고 있다. 콤부차의 신맛을 내는 아세트산은 장내 박테리아와 칸디다균을 제거해 면역력을 높여주며, 녹차를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항산화 역할을 하는 폴리페놀이 풍부하게 생기기 때문에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

 

 

 

 

 

 

 

몽골의 막걸리 ‘아이락’

 

몽골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통 음료인 아이락(airag)은 말젖을 발효해 만든 마유주다. 우리의 막걸리와 비슷하지만 약간 시큼한 맛이 난다. 신선한 말젖을 가죽 가방에 넣고 하루 동안 나무 막대기로 규칙적으로 저어서 만든다. 알코올 도수가 6~7도 정도 되지만 몽골인들은 남녀노소가 음료로 즐겨 마신다. 몽골 유목민들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한 아이락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지방,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분이 풍부하고, 우유보다 3배 많은 비타민C가 들어있어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다.

 

 

 

 

 

 

호주의 국민 잼 ‘베지마이트’

 

호주를 대표하는 가공식품인 베지마이트(vegemite)는 야채즙과 이스트 추출물을 섞고 다량의 소금을 넣어서 만든 스프레드로, 주로 빵이나 크래커에 발라 먹는다. 호주의 아침 식탁에 빠지지 않는 호주인들의 소울 푸드다. 그러나 강렬한 짠맛과 특유의 향 때문에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다. 탄수화물이 거의 없는 고단백 저지방 음식이며, 비타민 B군 영양소가 풍부하다. 베지마이트 한 스푼이면 비타민 B1과 B9의 일일 권장섭취량 절반을 섭취할 수 있다.

 

 

 

여행작가 권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