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소금 가하면 짠맛ㆍ단맛ㆍ기름진 맛 등 중독성 ‘삼박자’ 완성
헤이즐넛과 영양상의 ‘궁합’ 잘 맞아
견과류 중에서도 기름이 많기로 치면 1등은 마카다미아너트(Macadamia nuts)다. 마카다미아너트는 지름이 2㎝ 정도인 구슬 모양의 견과류다. 단단한 껍데기 안에 코코넛이나 버터 비슷한 향이 나는 하얀 살이 들어 있다.
원산지는 호주지만 요즘은 미국 하와이 특산물로 통한다. 하와이에서 전 세계 마카다미아너트의 95%가 생산돼서다. 마카다미아 나무가 하와이로 건너간 시기는 1890년대로 알려졌다.
마카다미아란 식물명은 호주의 화학자이자 의사인 존 마카담(John Macadam) 박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마카다미아가 식용 가능한 견과류란 사실을 밝혀냈다.
마카담 박사보다 먼저 마카다미아를 즐긴 사람은 호주 남부 퀸즐랜드와 북부 뉴사우스웨일스의 아열대 밀림에서 살던 호주의 원주민인 애버리지니(Aborigine)다. 애버리지니는 마카다미아 나무의 씨를 킨달 킨달(kindal kindal) 이라고 불렀다.
마카다미아 나무는 매우 느리게 자란다. 견과류를 생산하는 데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다. 마카다미아는 비타민 B1, B2, B3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 C, 비타민 A, 비타민 B5, 비타민 B6가 많이 든 헤이즐넛과는 영양상의 ‘궁합’이 잘 맞는다.
마카다미아너트는 고지방 식품이다. 너무 기름져 서양에선 ‘미식가(gourmet)의 견과류’로 통한다. 100g 중 72g이 지방이다. 브라질너트(67g), 헤이즐넛(62g), 호두(60g), 아몬드, 피스타치오(각각 54g), 땅콩(48g)보다 지방 함량에 있어선 한 수 위다.
고지방 식품인 만큼 열량도 당연히 높다. 100g을 먹으면 성인의 한 끼 식사 열량인 700㎉ 이상을 섭취하게 된다. 서양에서 마카다미아너트의 1회 적정 섭취량으로 치는 10∼12개를 먹으면 200㎉의 열량을 얻는다. 다행히도 지방의 80%는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다. 특히 올리브유에 풍부한 올레산이 마카다미아너트 지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하와이 대학 연구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남성 17명에게 마카다미아너트를 매일 40∼90g씩 제공했다. 4주 뒤 이들의 평균 총콜레스테롤 수치와 ‘나쁜’ 콜레스테롤로 통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각각 3%, 5.3% 감소했다. 반면 혈관 건강에 이로운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7.9% 증가했다.
마카다미아너트의 단백질 함량은 다른 견과류에 비해 적다(100g당 8g). 혈압을 낮추고 남성의 발기력을 개선하는 아르지닌(아미노산의 일종)을 비롯해 마그네슘(스트레스 해소), 칼륨(혈압 조절), 철분(빈혈 예방), 아연(성장) 등 미네랄과 비타민 B1(정신 건강), 비타민 E(회춘·항산화) 등 비타민이 풍부한 것이 영양상의 장점이다.
마카다미아너트는 보통 껍데기를 까서 말린 뒤 캔이나 밀폐 용기 등에 담긴 채로 판매된다. 껍데기가 단단해서 소비자가 직접 깨 먹기 힘들어서다. 가격은 다른 견과류보다 비싸다. 매년 5∼6차례 수확되지만 늘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데다 재배할 때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카다미아너트는 색이 밝은 것이 상품이다. 어두우면 수확된 지 오래된 것이기 십상이다. 기름이 상하면 칙칙해지기 때문이다. 개봉하지 않은 것은 냉장실에서 6개월, 냉동실에서 1년가량 보관할 수 있다. 한 번이라도 공기와 접촉한 마카다미아너트는 냉장고에 보관하되 2달 안에 먹어 치우는 것이 좋다.
마카다미아너트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순 있지만 다른 견과류에 비해선 알레르기 유발성이 적은 편이다.
서양에선 마카다미아너트 유(油)도 건강에 이로운 식용유로 간주한다. 올리브유나 카놀라유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마카다미아너트 유엔 성생활을 돕고 노화를 억제하는 비타민 E가 올리브유보다 4.5배 함유돼 있다. 올리브유나 카놀라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건강에 해로운 과산화 지질을 생성하지만, 마카다미아너트 유는 높은 가열온도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마카다미아너트 맛은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간의 소금을 더하면 짠맛, 단맛, 기름진 맛이란 중독성 있는 ‘삼박자’가 완성된다.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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