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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른한 오후의 꿀맛 같은 휴식, 낮잠의 효능과 부작용

낮잠을 자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최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근무 형태가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낮잠 습관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낮잠은 하루의 활력을 재충전해주기도 하지만 자고 일어났을 때 오히려 머리를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밤에 잠을 자는데도 낮잠의 유혹이 밀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낮잠이 습관이 돼도 괜찮은 것일까?

 

 

 

 

 

 

낮잠을 유발하는 두 가지 과정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의 사라 메드닉 교수(인지과학)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낮 시간대 졸음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과정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 시스템은 24시간 생체주기다. 생체주기는 밝을 때 깨어있고 어두울 때 잠들도록 한다. 또 시간이 오후로 접어들 때 코르티솔 호르몬의 분비량을 줄이고 인체 중심부의 체온을 약간 떨어트린다. 체온이 내려간다는 것은 잠들기 쉬운 여건이 된다는 뜻이다.

 다른 시스템은 항상성이다. 항상성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유지하려는 과정을 말한다. 항상성은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면에 대한 욕구가 커지도록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런 이유로 낮잠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전날 밤에 푹 자지 못해서 다음날 피로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낮잠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능과 부작용

 

낮잠은 장단점을 모두 지니고 있다. 메드닉 교수는 낮잠을 잔 사람들이 패턴 인식 과제를 더 잘 수행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낮잠은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하고 뇌의 힘을 증진했다.

 

낮잠을 잔 어린아이들은 기분이 더 좋았고, 어른들은 좌절감을 더 오래 견디고 충동을 잘 조절할 수 있었다. 신체적 지구력 향상에도 낮잠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낮잠을 자면 기억력이 개선됐고 심혈관 질환 발생의 위험이 감소했다.

 

 

 

 

 

 

낮잠의 부작용을 꼽자면 일어날 때 개운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금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미한 상태가 얼마간 지속한다. 이는 낮잠을 너무 오래 자서 수면의 가장 깊은 단계까지 내려갔기 때문이다. 가장 깊은 단계에 도달한 사람은 금세 깨어나기가 어렵다.

 

낮잠을 오래 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시차를 겪는 것처럼 낮에 오래 자고 밤잠이 짧아지는 등 밤낮이 뒤바뀌면 앞서 언급했던 24시간 생체주기가 흐트러져 신체가 정상적인 리듬을 잃을 수 있다.

 

 

 

 

 

 

 

낮잠의 효능을 얻기 위한 포인트

 

그렇다면 부작용 없이 낮잠의 이점을 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너무 오래 자지 않는 것이다. 낮잠을 시도하기 전에 20분 후로 알람을 설정하도록 한다.

 

20분 정도면 1~4단계로 이뤄진 수면 단계 중에서 2단계까지 잠들 수 있다. 2단계 정도면 심장 박동과 호흡을 가라앉히고 근육을 이완할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연구에서도 10~20분의 수면이 조종사의 정신을 맑게 해준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시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자세다. 의자에 앉거나 책상에 엎드린 채 조는 것보다 이왕이면 바로 누워서 자는 게 효과적이다. 필요하다면 안대와 귀마개를 이용해 빛과 소음을 차단하는 것도 좋다.

 

낮잠 후에 잠이 잘 깨지 않는다면 세수를 하거나 환한 빛을 보면 정신을 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재택근무 기간 낮잠을 자는 버릇이 생겼는데 다시 사무실로 나가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낮잠이 필요 없도록 밤에 충분히 자라고 권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권장 취침 시간은 7~9시간이다.

 

 

 

경향신문 최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