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사람을 주변에서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접종 초기에는 ‘먼 미래’처럼 보였던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다. 1차 접종자는 1,180만 명(14일 기준)을 넘어섰고,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도 30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1차 접종자는 우리나라 인구 대비 23%에 해당한다. 4명 중 거의 1명 정도는 1차 접종을 받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백신에 대한 불신이 있다. 물론 이상 반응이나 부작용에 대해선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무조건적인 불신은 백신 효과 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다. 불신이 효과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노세보 효과’라고 부른다.
노세보(nocebo) 효과는 플라시보 효과의 반대말이다. 플라시보 효과는 의사가 효과가 없는 가짜 약을 환자에게 주더라도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뜻한다. 반대로 노세보 효과는 ‘접종해봤자 소용이 없을 거다’ ‘특정 백신은 부작용이 생길 거다’ 하는 막연한 의구심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는 현상을 말한다. 약을 올바르게 처방한 상황에서도 환자가 의심을 가지면 약효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영국의 심리학자가 한 집단에 ‘공기에 독소 성분이 포함돼있다’라고 거짓말을 한 뒤 공기를 들이마시고 고통스러워하는 한 실험자의 모습을 노출 시켰다고 한다. 그 결과 이 여성의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실제 독소가 성분에 포함된 것처럼 착각하고 이상 증세를 호소했다. 아무런 해가 되지 않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스스로 암시하게 되면 그 부작용 증상이 신체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노세보 효과가 개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집단 내에서도 전염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옆에 사람이 ‘백신 효과가 없고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라고 여기면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부정적인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 마련한 전문가 설명회에서는 전문가들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노세보 효과에 대해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전문가들은 ‘노세보 효과’를 거론하면서 해외의 한 연구를 인용했다. 백신 종류를 알려주지 않고 이상 반응을 조사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가 화이자보다 이상 반응이 발생 빈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그만큼 백신 종류에 따른 약효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부작용에 대한 이상 반응 역시 유의미한 차이가 없기에 마음을 편하게 먹고 백신을 맞되 이상 반응이 생길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편하게 맞고,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하는 게 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개인별로 이상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백신을 맞은 뒤에는 무리하거나 음주를 삼가고 발열 등 일반적인 수준의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면 된다.
단, 백신 접종 전에 복용해서는 안 되고 백신 접종 이후에 이상 증세가 없다면 굳이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발열이나 오한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를 복용한 뒤에도 시야 좁아짐, 구토 등 이상 증세가 심해지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참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경향신문 기자 박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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