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아 직접 사거나 선물 받은 과일 중 가장 흔한 것이 사과나 배일 것이다. 사과와 배는 가을 과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일이다.
마트의 식품 판매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가을철 ‘과일의 왕’ 자리를 놓고 둘은 늘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가을철 과일 중 양대산맥, 사과와 배의 오랜 역사
우리 사람과의 인연이 오래되기로 치면 사과다. 신석기시대의 화석에도 사과가 새겨져 있다. 인류는 5000년 전부터 사과를 재배·저장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사과는 구약성서에도 등장한다. 아담이 사과를 먹지 말라는 신의 노여움을 듣고 놀라 목구멍에 걸렸다. 이것이 ‘아담의 애플’(남성의 목 중간쯤에 연골이 조금 돌출된 부위)이다.
배는 3,000년 전 재배되기 시작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인기가 높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배의 맛에 반한 그리스의 역사가 호머는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했다.
다른 것 같지만 닮은 점이 많은 사과와 배의 공통점
사과와 배는 식물 분류학상 ‘사촌’ 간으로 서로 닮은 점이 많다. 첫째, 비슷한 시기에 제철을 맞는다. 사과의 조생종은 8월 말부터, 배의 조생종은 9월 초부터 출하된다. 둘째, 품종이 다양하다. 사과는 세계적으로 7,500종, 배는 5,000종이나 된다. 셋째, 펙틴 등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펙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수분 부족으로 변비가 생겼을 때 변을 부드럽게 해 변비를 예방한다.
넷째, 칼륨이 풍부하다. 신고배의 경우 100g당 칼륨 함량이 171㎎으로 후지(95㎎)ㆍ아오리(99㎎)ㆍ홍옥(39㎎) 사과보다 높다. 칼륨은 체내에 축적된 여분의 소금(고혈압의 원인 중 하나)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따라서 혈압이 높은 사람은 배ㆍ사과를 즐겨 먹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가 유독 많은 일본 동북지방에서 유일하게 고혈압 환자가 적은 곳이 일본 내 최대 사과 산지인 아오모리란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섯째, 비타민 C는 예상보다 적게 들어 있다. 사과ㆍ배의 100g당 비타민 C 함량은 3~6㎎으로 같은 양의 귤(39㎎)ㆍ오렌지(43㎎)ㆍ단감(50㎎)ㆍ생대추(62㎎)ㆍ레몬(70㎎)ㆍ딸기(99㎎)보다 적다.
여섯째, 둘 다 씨는 되도록 빼고 먹어야 한다. 씨에 청산 배당체라는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서다.
닮은 것 같지만 다른 점도 많은 사과와 배의 차이점
사과와 배가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사과는 산뜻한 맛, 신맛이 난다. 사과산ㆍ주석산ㆍ구연산 등 유기산이 배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배는 사과보다 달게 느껴진다. 실제 당도를 재 보면 사과가 배보다 달다.
당분 함량이 사과(후지 100g당 15.3g)가 배(신고의 경우 10.3g)보다 높다. “배가 더 달다”고 느껴지는 것은 배의 수분 함량이 사과보다 높고 배에만 석세포가 들어 있어 씹을 때 과즙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과와 배, 더 건강하게 껍질까지!
과일은 껍질째 먹는 것이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과 껍질엔 안토시아닌이라고 하는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껍질째 먹는 사과까지 개발됐다.
배를 깎은 후 껍질은 보통 버린다. 배에 함유된 쿼세틴ㆍ클로로젠산ㆍ카테킨 등 항산화 성분은 껍질에 많이 들어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배 1개의 껍질에 함유된 영양성분은 배 4개 과육에 포함된 성분의 양과 비슷하다. 배를 껍질째 먹으면 항산화력은 최고 5배까지 증가한다.
사과나 배를 껍질째 먹고 싶지만, 껍질에 묻은 농약이 걱정된다면 식초와 소금을 이용해 씻는다. 배나 사과를 씻은 다음 식초나 소금을 탄 물에 5~10분 담갔다가 다시 씻으면 잔류농약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다. 베이킹소다를 이용해도 좋다.
우선 사과나 배를 물에 적시고 나서 베이킹소다를 뿌려 한번 닦아낸다. 이어 흐르는 물에 베이킹소다 잔여물 등을 씻어내면 된다. 베이킹소다는 흡착력이 강해 과일 표면의 불순물을 닦아내기 좋다.
사과와 배,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잘 고르는 법
사과는 수박처럼 꼭지가 달려 있어야 잘 시들지 않고 신선도를 오래 유지한다. 또한, 사과는 약간 타원형인 것이 양질이다. 색깔이 고르면서 만졌을 때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이 드는 것을 고른다. 사과를 깎으면 속살이 금방 갈색으로 변하는 데 깎은 사과를 0.5% 소금물에 담갔다 꺼내면 갈변을 막을 수 있다.
배는 과일 겉이 맑고 투명한 노란빛을 띠는 것이 좋다. 꼭지 반대 부분이 튀어나와 있거나 미세하게 검은 갈라짐이 나타나는 것은 고르지 않는 것이 좋다. 껍질이 울퉁불퉁하거나 쭈글쭈글하지 않고 매끄러운 것이 상품이다.
사과와 배, 더 신선하게 먹기 위해 보관하는 법
사과는 배 등 다른 과일이나 채소와 따로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과에 든 식물의 노화 호르몬인 에틸렌이 주변 과일ㆍ채소의 숙성을 촉진해 금방 무르게 하고 시들게 해서다.
선물 받은 배를 오래 두고 먹으려면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따로 넣어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칼럼니스트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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