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은 나이 든 노인들에게 생기며, 뼈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질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척추에
골다공증이 생기면 허리가 굽기도 하며, 무릎이나 엉덩이 쪽에 골다공증이 생긴 사람은 살짝만 넘어
져도 심하게 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남녀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여성은 폐경 뒤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눈에 띄게 뼈 밀도가 줄어든다. 많은 사람들이 골다공증이 없는 것으로 아는 남성은 여성보다
는 더 나이 들어 생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골다공증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골다공증은 여성 노인들의 전유물? |
대표적인 노인 질환의 하나인 골다공증은 여성들에게 더 흔하다. 남성보다 보통 2~4 배 정도 더 걸릴 위험이 크다. 여러 조사 결과를 보면 50살 이상의 여성 가운데 약 20~25%가 골다공증이 있는 것으로 추정돼 남성의 5~10%보다 최대 4배 가량 많다. 골다공증이 여성의 전유물인 것처럼 알려진 이유는 여성의 폐경과 관련이 많다.
폐경으로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크게 줄어드는데, 이 때 뼈가 파괴되는 속도는 더 빨라지게 된다. 결국 폐경이라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어 마치 여성들만 골다공증이 많은 것처럼 여기게 된 것이다. 남성 노인들은 폐경이라는 큰 변화가 없어 남성호르몬의 분비 감소도 서서히 나타난다. 때문에 골다공증도 느리게 진행돼 60대 중후반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칼슘 섭취 부족만이 골다공증의 원인? |
골다공증 하면 바로 칼슘 섭취를 떠올린다. 우유나 멸치를 많이 먹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로는 영양 상태, 유전, 음주와 흡연, 다른 질환의 동반여부, 평소 먹고 있는 약, 몸무게 등이 만만치 않은 영향을 미친다.
먼저 유전은 매우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골다공증 발생의 50 ~ 80% 는 유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부모가 골다공증으로 진단됐다면, 그 자녀들은 성장기나 젊은 시절에 뼈 밀도를 높이기 위해 영양 관리나 규칙적인 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거의 모든 생활습관병의 위험요인인 흡연과 음주는 골다공증의 발생에도 빠지지 않는다. 둘 다 이를 하지 않는 사람보다 약 1.5배 정도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스테로이드처럼 호르몬 계통에 영향을 주는 약을 많이 먹거나 주사로 맞은 사람도 골다공증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이밖에 갑상선기능항진증처럼 뼈의 파괴를 촉진하는 호르몬이 많이 만들어지는 사람도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물론 평소 식사에서 칼슘 섭취가 부족한 사람도 뼈의 밀도는 낮아지며, 이와 함께 짠 음식이나 육류 등 소변으로 칼슘 배출을 촉진하는 음식을 많이먹는 사람도 뼈의 칼슘 농도가 낮아져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골다공증의 위험 요인은 매우 다양하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마른 사람이 골다공증 많아 |
다른 생활습관병 또는 노인성 질환인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은 모두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이 더 많이 걸린다. 하지만 골다공증만은 마른 사람에게서 더 많이 생긴다. 한 조사에서는 마른 사람이 뚱뚱한 사람보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뼈의 골절이 2배 가량 많은 것으로나오기도 했다. 그렇다고 일부러 몸무게를 늘릴 필요는 없지만, 마른 노인은 상대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을 필요가 더 있다는 뜻이다.
햇빛 피해도 몸 속 칼슘 농도 떨어져 |
강한 햇빛을 오래 받으면 여러 피부 질환이 생기기 쉽다. 하지만 골다공증 예방에 이 햇빛은 큰 도움이 된다. 햇빛을 받으면 우리 몸은 비타민D를 만드는데, 이 비타민D가 음식으로 먹은 칼슘의 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반대로 비타민D가 부족하면 소변으로 칼슘 배출이 늘어난다.
최근 실내 생활이 크게 늘어나면서 과거보다 햇빛을 받는 시간이 줄어 몸의 비타민 D 농도가 적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햇빛을 받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거의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북유럽 등 강한 햇빛이 적은 나라에서 햇빛이 좋은 날에 특히 백인들이 공원 등 공중 장소에서도 일광욕을 즐기는 데에는 이런 이유도 한몫 한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관절이 아프다? |
골다공증의 증상으로 관절통이나 근육통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 골다공증이 대부분 노인에게 나타나고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관절염을 동시에 가진 경우가 많아 그런 오해가 발생한다. 하지만 실제로 골다공증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대신 넘어지거나 충격을 받을 때 뼈가 부러질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소리 없는 뼈 도둑’ 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칼슘을 많이 먹으면 결석 생긴다? |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평소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이나 칼슘제를 챙겨 먹다가 요로 결석이나 담석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과거에 요로 결석을 앓은 사람이 칼슘을 많이 먹다보면 요로 결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거의 해당 사항이 없다. 실제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하루에 먹도록 권장되는 양보다 두 배 정도 먹어도 요로 결석 발생 가능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요로 결석이 있었던 사람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 칼슘제를 챙길 때는 관련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로 결석과 마찬가지로 담석 발생과 칼슘 섭취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골다공증은 성장기와 젊었을 때 예방해야 최고 |
다른 부분의 성장과는 달리 뼈는 남성은 보통 35살, 여성은 30살 정도에 최대 밀도에 도달한다. 그 이후로는 서서히 뼈의 밀도가 줄어든다. 때문에 성장기와 20대에 노인이 돼서 나타날지도 모를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적절한 칼슘 섭취와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 골다공증이 나타난 뒤 규칙적 운동이나 칼슘제 등 여러약을 통해 치료를 한다 해도 뼈의 밀도가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뼈의 밀도가 낮아지는 속도를 늦출 뿐이다. 대신 젊은 시절 운동을 하면 뼈의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때문에 골다공증 발생이 많은 여성은 젊은 시절 줄넘기와 같은 운동이나 등산, 조깅, 빠르게 걷기, 수영 등과 같은 운동 가운데 하나쯤은 취미로 삼아야 한다.
또 성장기나 20대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도 많은데, 이 때 칼슘 섭취가 줄어 뼈의 밀도까지 낮출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당장의 건강을 위해서나 나이 들어 생길 수 있는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피하고 볼 일이다.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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