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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젊은 시절부터 퇴행성관절염 예방해야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질환들에 걸린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른바 ‘만성질환’이나 ‘생활습관병’ 시대가 된 것이다. 평균 기대여명이 우리나라만 해도 80세에 가까워지면서 노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이 만성질환이 꼽힌다는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무릎 등에 생기는 퇴행성관절염은 일상생활을 방해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이와 관련해 무릎관절 수술을 받은 이들이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크게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관절의 연골이나 주요 기능이 이미 망가지기 전인 젊은 시절부터 관절 건강을 챙겨야만 노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특정 관절에 부담을 주는 노동, 비만, 부상의 방치 등이 관절을 망치는 가장 흔한 원인들이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최근 4년 동안 무릎관절 수술 건수 2배로 늘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5~2009년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무릎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2005년 2만5414건에서 2009년 5만4097건으로 2만9천명 가량 늘었다. 한해 평균 20.8%씩 늘어난 것이며, 최근 4년 동안 2.13배로 증가한 것이다. 

  성별 분석에서는 남성은 05년 2504건에서 09년 6226건으로 2.49배로 증가했고, 여성은 05년 2만2910건에서 09년 4만7871건으로 2.09배 늘었다. 관절 수술을 받은 이들은 여성이 훨씬 많았지만, 최근 증가율은 남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성별 및 나이대별 분석에서는 남성, 여성 모두 70대가 가장 많이 수술을 받았고, 이어 남성은 80대, 여성은 60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이대별 수술 증가율은 남성의 경우 50대가 가장 높아 25%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80대 이상으로 27.2%였다. 특히 남성의 경우 50대에 이미 관절이 망가지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무릎관절 수술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관련 전문의들은 무릎관절 질환에 잘 걸리는 노인 인구 비중이 커진 점을 가장 주요한 원인이며, 이어 건강보험 적용으로 비용이 낮아져 수술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꼽았다. 
 




 젊은 시절에는 관절 부상 조심해야 

 
고도 비만이거나 면역학적 원인 등으로 관절염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30대 이하에서는 관절에 통증이나 염증이 나타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대신 이 시기에는 노년의 관절 건강을 위해 부상을 입지 않도록 해야 하며, 혹 부상을 입었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축구나 달리기 등과 같은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부상 위험이 높은 산악자전거 타기, 암벽 탐험 등과 같은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관절이나 인대 등 근육 및 뼈, 인대 등에 부상을 입는 이들이 많다. 젊은이들 대부분의 경우 가벼운 부상은 며칠 쉬면 좋아질 때가 많아 그냥 지나치기 쉽고, 또 깁스 등으로 고정해 안정시키면 실제로도 좋아진다. 하지만 이런 부상은 노인이 됐을 때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운동 너무 많이 해도 문제

 축구나 달리기와 같은 운동에 빠진 사람은 발바닥 쪽에 족저근막염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주로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딛을 때 발바닥에 강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는 발바닥의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에 염증이 생겨서 나타난다. 
  꼭 칼이나 바늘로 찌르는 것과 같은 통증인데, 주로 발뒤꿈치 쪽에서 나타나 걸음을 걷기조차 힘들 때가 많다. 아픈 곳을 손으로 눌러 보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진행되면 발바닥 전체로 통증이 퍼진다. 아침에 일어난 뒤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이 가장 심하다가 좀 걷거나 시간이 흐르면 점차 줄어든다. 

 
이와 함께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거나 발뒤꿈치를 들고 서 있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증상도 있다. 매우 특징적인 증상이 있는 이 족저근막염은 반드시 근전도 검사 등을 할 필요는 없지만 노인들이라면 발목 부위의 관절염 등 다른 질환이 겹쳐 있을 수 있으므로 방사선 촬영이나 근전도 검사 등을 하기도 한다. 

 
 다행히 이 증후군은 대부분 잘 회복된다. 잘 쉬기만 해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며, 스트레칭이나 물리치료 등은 회복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다한 운동을 피하는 것도 필수지만, 동시에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 가볍게 걷기나 뛰기 등 준비 운동을 10~20분가량 충분히 해야 한다.  


 
하이힐은 무릎과 발의 관절 부상 위험도 높여

 젊은 여성이라면 많이들 신는 하이힐은 관절의 부상 위험을 높이는 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하이힐은 뒤 굽이 지나치게 높아 몸무게가 앞쪽으로 쏠리게 만들어 무릎과 발에 큰 무게 부담을 준다. 물론 퇴행성관절염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고, 또 더 이른 나이에 증상이 생기게 만들 수 있다. 또 무릎의 연골이 약해지는 연골연화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인다. 이 때문에 노인이 됐을 때 무릎 관절 건강을 생각한다면 하이힐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중년층은 비만 해결해야 

 40~50대의 경우 물론 미끄러운 길에서 넘어지거나 운동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는 비만에 의한 관절염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다. 몸무게가 크게 늘어나면 이 하중이 관절에 전달되면서 무릎, 발목, 엉덩이관절, 허리 등의 관절에 염증이 생기게 할 수 있다. 특히 관절을 연결하는 곳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연골이 빨리 닳아진다. 이 때문에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노년의 관절염 예방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주부를 비롯해 특정 관절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도 퇴행성관절염에 걸리기 쉽다. 예를 들어 청소할 때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 밭일을 수십 년 계속하면 관절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정된 한 자세로 일하는 습관은 고쳐야 하며, 만약 불가피하다면 한 시간에 10분 이상은 쉬면서 스트레칭이나 가볍게 걷기 등으로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 

 중년에는 운동 종목도 관절 건강에 이롭거나 덜 해치는 종목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되도록이면 수영이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이 좋으며, 피트니스 클럽 등에서 할 수 있는 근력 강화 운동도 필요하다. 특히 중년 여성이라면 근육의 양을 늘릴 수 있는 근력강화운동을 하는 것이 필수다. 물론 이런 운동 전후에도 스트레칭 등 준비 운동은 꼭 챙겨야 한다. 


 
노년층, 적절한 치료 및 근력강화운동 필요해

 60대 이상에서는 이미 퇴행성관절염의 증상이 나타난 사람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관절염이 이미 온 사람들은 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통증과 관절이 굳어지는 것을 억제하면서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 이 시기의 목표라 할 수 있다. 

 관절염이 이미 온 뒤에는 운동이 필요 없다거나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운동 종목을 잘못 골랐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관절에 무게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을 골라야 한다. 예를 들면 고정식 자전거 타기나 수영, 걷기 등이다. 이와 함께 근력강화운동도 필수다. 무릎이나 발목 주변 근육의 힘이 강화되면,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의 운동이 제한되는 것을  막아주며 관절이 더 유연하게 움직이도록 돕는다. 

적절한 치료도 필수인데, 관절염의 초기라면 물리치료나 보조기 착용 등이 증상 악화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미 진행됐다면 수술을 받아야 할 수 있는데, 수술은 최후의 수단인 만큼 다른 방법으로도 관절염이 계속 진행된다면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이나 관절경수술 등이 많이 발달했지만, 모든 수술이 그렇듯이 수술에 의한 감염, 출혈 등 각종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김양중 /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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