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이것저것 꼼꼼히 적은 메모지를 가지고 마트에 가서 장을 봐서 시골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 댁을 갔다.
차를 넓은 마당으로 들이
밀어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어머니께서 문을 열고 나오셨다.
오는 자식 기다리시느라 문밖을 내다보기를 수차례 하신 것이
눈에 선하다.

 

짐을 내려서 일부는 냉장고에, 그리고 냉동냉장이 필요 없는 것들은 그냥 바깥에 정리하였다. 시골에 가면 내가 제일 먼저 돌아보는 코스인 넓은 뒤뜰에 가보니, 수년전에 뒤뜰에 심어놓은 산다래 나무에 생수병과 작은 비닐 주머니들이 과일처럼 달려있다. 벌써 꽃도 피지 않는 다래나무의 열매가 달릴 리도 없고, 또한 열매의 크기, 색깔, 모양을 내가 이미 알고 있고, 또한 다래나무의 열매를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이더라도 지금 다래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것이 열매가 아니라는 것은 알수가 있을 정도로 이상한 풍경이었다.

“어머니 다래나무에 달아 놓은 게 뭐예요, 왜 달아 놓으신 거죠?”고 내가 물으니,

“응, 산다래나무의 수액이 몸에 그리 좋단다”하시

자식들에게 나눠서 먹게 하려고 그렇게 나무에 요란한 치장(생수병 큰것, 작은것, 비닐팩 여러개 등)을 하셨단다. 고로쇠 나무의 수액은 몸에 좋아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알려졌는데, 산다래나무의 수액을 마신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며칠째 모으셨는지 큰 프라스틱 페트병으로 2병과 작은 페트병 2병이 담겨져 있고, 산다래나무에 달려있는 생수병과 비닐팩에는 링거에서 떨어지는 방울 같은 작은 물방울이 느리게 떨어지고 있었다.

당신이 드실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수액을 받을 시도도 하지 않으셨을 어머니의 자식 사랑에 순간 가슴이 먹먹하게 되어 하마터면 어머니 앞에서 눈물을 보일 뻔 했다.

전기밥솥에 밥을 짓고 야채를 깨끗이 씻고 돼지목살을 굽고 하여 점심을 배불리 먹었다.

내 나이도 40대 후반. 돈 벌기 위하여 일하느라 살기 바쁘고 자식 키우고 하다보면 부모님이 기억날까 하는데...대한민국의 아버지가
되어보면 어머니가 더욱 그리운 심정이 된다는 것을 나는 산 경험으로 안다. 주말을 아내와 아이들과 놀면서 보내는 것도 보람 있고 즐거운 일이지만, 어머니 댁을 방문하여 이야기 하고 식사하고 즐거운시간을 보내다 돌아오면 그 가슴 벅찬 행복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다.

밤중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형님 집에 들러 산다래나무수액이 든 병을 전하였다. 부모님은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자식에게
사랑을 더 주지 못하여 안타깝고 자식은 끝까지 부모한테서 사랑을 받기만 하는 생각이 든다 .

 어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저희들 곁에 머물러 주세요.

 


권용원 / 경북 안동시 정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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