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뒤에 시작해 늦은 여름이나 초가을까지 어김없이 날아오는 질병 주의보가 있다. 바로 비브리오 패혈증 주의보다. 장염이나 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균은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민물이 많아진 뒤 강한 햇볕이 내리쬐어 바닷물의 온도가 15도를 넘기면 급격히 증식한다. |
올해도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질병관리본부는 어김없이 어패류를 먹을 때나 바닷물에 들어갈 때 장염 비브리오 균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라면 어패류를 먹을 때에는 잘 익혀서 먹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7~9월에 비브리오 식중독 집중 발생 |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발표한 식중독 관련 통계를 보면, 수산물에 의한 장염 비브리오 감염은 7~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최근 4년 동안에 신고 된 건수만 집계한 결과를 보면 07년에는 29건에 455명이 걸렸고, 08년에는 19건(273명), 09년 10건(90명), 지난해에는 15건에 184명이 감염된 바 있다. 해마다 200명 안팎으로 감염됐고, 많을 때는 450여명이 걸린 것으로 신고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야 전문의들은 실제로는 신고 된 건수보다도 훨씬 많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주로는 장염을 일으키는 비브리오 균은 특이하게 바닷물에서도 살 수 있는 식중독균이다.
이 균은 강한 햇볕과 높은 기온으로 육지 근처 바닷물의 온도가 15도 이상이 되면 빠르게 증식한다.
평소 건강한 사람들은 이 세균에 감염된 어패류를 먹은 뒤에 설사, 미열 등 장염 증상이 주로 나타나지만, 드물게 비브리오 패혈증이 생길 수 있다.
또 피부에 상처가 난 뒤 이 세균이 자라고 있는 바닷물에 들어가도 감염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이 세균에 감염돼 패혈증까지 진행될 수 있으며, 이때에는 치사율이 절반가량이나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식품을 통해 나타나는 식중독 가운데에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다.
참고로 비브리오 패혈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 나라인 일본을 비롯해 미국, 독일, 스웨덴 등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여행할 때에도 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면역저하자에게만 나타나 |
구토, 복통, 설사 등이 비브리오 장염의 주요 증상인데, 갑자기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 비브리오 균이 혈관을 통해 온몸을 순환하는 혈액까지 감염시킨 상황도 생기는데 바로 비브리오 패혈증이다. 이때는 발열, 오한, 급격한 혈압 강하, 피부의 특징적인 수포 및 괴사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약 75%의 환자에서 감염 뒤 3일 이내에 팔 다리에 큰 수포가 생긴다. 다행한 점은 이 비브리오 패혈증은 평소 면역력이 튼튼한 사람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주로 걸리는 사람은 만성 간 질환 환자를 포함해 알코올중독자, 심한 당뇨, 만성신부전 등을 앓고 있어 면역력이 크게 저하된 환자다. 또 위장의 위산 분비에 문제가 있을 때에도 감염 가능성은 커지는데, 강한 산성을 지녀 세균을 죽이는 위산이 적게 분비돼 비브리오 균을 다 죽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위장절제술을 받았거나 위산분비 억제제 등을 먹는 사람이 이에 해당된다. 특정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해도 감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데, 대표적인 약이 스테로이드를 먹는 경우다. 이 약 자체가 면역력을 떨어뜨리는데, 이 약을 먹을 수밖에 없는 천식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있는 환자들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이밖에도 항암제나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 백혈병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 등도 위험군에 속한다. 이 때문에 이들은 비브리오 패혈증의 위험 요인과 예방법을 잘 파악해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비브리오 패혈증은 발열, 오한, 혈압이 떨어짐, 피부의 특징적인 수포 및 괴사와 같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바닷물에 들어간 뒤 이런 증상이 생긴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조기에 항생제 치료와 필요하면 외과적인 수술까지 받으면 그만큼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병변과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40대 남성이 많아, 간에 문제가 있는데다가 어패류 날로 먹는 습관도 많기 때문
80~90%가량이 남성이라는 보고도 있다. 또 나이대별 분석에서는 40대 이상이 많다. 40대 이상의 남성에서 각종 간 질환을 비롯해, 만성 알코올중독, 심한 당뇨, 만성신부전 등을 앓아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비브리오 균에 감염되는 방식은 주로 어패류를 날로 먹어서이며, 전체 감염 10건 가운데 7~8건이 이에 해당된다고 한다. 다음으로 피부에 난 상처에 바닷물이나 갯벌이 닿았을 때 감염되는 경우로 10% 가량이 이에 해당된다. 이밖에도 조리하지 않은 어패류를 요리하면서 쓴 칼이나 도마 등에 의해 다른 음식이 오염되면서 감염이 생길 수 있다. 어패류는 잘 익혀먹고, 피부에 상처 있다면 바닷물이나 갯벌 피해야 7~9월은 해수욕을 하기에 좋은 날씨다. 하지만 비브리오 균이 잘 자라기에도 좋은 날씨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간 질환, 당뇨, 알코올중독증, 암환자 등 비브리오 패혈증에 훨씬 더 잘 걸리는 고위험군은 여름철에 어패류를 날로 먹지 않도록 한다. 이 균은 60도 이상에만 노출되면 모두 다 사멸하기 때문에 어패류를 잘 익혀서 먹도록 한다. 또 이 비브리오 균이 염소에 약한 점을 감안해 수돗물에 담가 두거나 잘 씻어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또 다른 감염 방식인 피부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는 피부에 상처가 나 있다면 바닷물이나 갯벌에도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도 피부의 상처를 통해 비브리오 균에 감염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끝으로 어패류를 조리할 때에는 도마나 칼, 식기를 끓는 물로 충분히 소독하는 등 위생 상태 점검에도 역점을 기울여야 한다. 글) 김양중 /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 도움말 ) 김우주 / 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교수 강철인 / 성균대의대 감염내과 교수
비브리오 균에 감염되면 하루나 이틀 정도의 짧은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린 환자는 대부분 남성이다.
또 40대 이상이 젊은이들보다 회 등 날것으로 어패류를 먹는 습관을 가진 비율이 더 큰 점도 비브리오 패혈증에 더 많이 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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