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인구기금(UNFPA) 2012년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평균수명은 84.0세로 세계 8위이다.

        남성은 77.3세로 세계 26위를 차지했다. 북한 남성과 여성의 평균수명은 각각 65.9세(117위)와 72.1세(117위)로

        남한에 훨씬 못 미쳤다.

 

 

          

         

 

 

 

 

 

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장수해법

 

우리나라 통계청의 2009년 기준 자료에도 여성의 기대수명은  83.2세, 남자는 76.5세로 남녀의 수명 차이가 명백하게 드러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작성한 ‘세계보건통계 2010년’에는 2008년 출생아 기준으로 지구에 사는 남성의 기대수명은 66세, 여성은 70세이다. 전 지구를 통틀어 여성이 남성보다 4년 더 사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 속에 어떻게 살아야 장수하는지에 대한 해법이 담겨 있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더 장수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주장도 있다. 남자 아이는 여아보다 어릴 때 숨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어린이 익사ㆍ독극물ㆍ화상ㆍ낙상ㆍ교통사고 등 5대 사고에 남아들이 더 자주 연루되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의 자연 성비(性比, 여아 100명당 남아수)가 106∼108명인 것은 조물주의 속 깊은 ‘배려’라는 해석도 있다. 남아 수가 약간 많아야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 적령기가 될 무렵에는 남녀 비율이 엇비슷해진다는 것이다. 

 

남성을 남성답게, 여성을 여성답게 하는 성(性)호르몬의 차이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특성 차이가 수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으로 인해 느리지만 꾸준히 행동한다. 그 결과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 산소가 덜 만들어진다. 반면 남성은 남성호르몬으로 인해 행동이 급하다. 움직임이 과격하고 빨라지면 유해 산소의 생성이 증가된다. 적당하고 꾸준한 유산소운동은 유해산소를 줄여 주지만 과격한 무산소운동은 유해 산소를 늘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여성호르몬은 심장병ㆍ골다공증ㆍ골절 등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는 질병들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준다.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이 나오지 않을 때 이런 질병들의 발병률이 갑자기 높아지는 것은 이래서이다. 여성호르몬은 또 몸을 유연하게 해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가 닥쳤을 때 다치거나 숨질 위험을 낮춰준다. 반면 남성호르몬은 심장병 등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우리나라 40대 남성의 돌연사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심장병 환자에게 남성호르몬을 처방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성 (性)염색체가 서로 다른 것으로 남녀의 수명 차이를 설명하는 학자들도 있다. 남성(XY)은 X염색체를 한개만 갖고 있으나 여성(XX)은 두개를 보유하므로 설령 하나가 고장나더라도 이를 대체할 여분이 있다는 것이다. X 염색체는 질병과 노화를 관장한다. 그러나 이 학설은 아직 논란 중이다. 

 

여성이 매달 생리를 하는 것도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긴 요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생리 혈(血)을 통해 몸 안의 노폐물, 특히 피의 주성분인 철분이 체외 배출되는 것이 장수ㆍ건강에 유용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철분은 한편으로는 빈혈을 예방하는 고마운 미네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체내에 과다하게 축적되면 비타민 C 등과 반응해 유해 산소를 다량 발생시킨다. 또 간(肝)에 철분이 쌓이면 간조직이 손상되고 심장ㆍ신장 등에 축적되면 퇴행성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이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것이 장수에 유익하다는 주장은 이래서 나왔다.  

 

여성의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능력이 남성보다 앞선다는 것도 여성이 더 오래 사는 이유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울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많다. 미국 UCLA대학 연구팀은 남녀의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법이 다른 것에 주목했다(‘심리학 리뷰’지, 2000년 7월). 이 연구에서 여성은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대처하는데 비해 남성은 자신을 고립시키거나 적대감을 표시하는 것으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성과 마찬가지로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 혈압ㆍ혈중(血中)콜레스테롤을 높이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곧 바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스트레스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고 유해성도 낮춰준다, 남성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옥시토신이 분비되지만 양이 여성보다 훨씬 적다. 

 

질병에 걸렸을 때의 대처법에서도 남녀 차이가 있으며 이 역시 평균수명에 영향을 준다. 여성은 아플 때 남성보다 빨리 병원을 찾아가 병을 키우지 않는다. 국립암센터가 성인 4140명을 대상으로‘2012년 암 검진 수검 행태’를 조사한 결과 63.4%가 암 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도 여성의 암 검진 수검률은 64.9%로 남성(59.6%)보다 높았다. 핀란드 투르크대학 연구팀은 생활에 불만족인 남성은 낙관적인 남성보다 사망위험이 두배 높았으나 이같은 차이가 여성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미국 역학회’지, 2000년 11월). 고단한 삶을 사는 남성은 음주ㆍ흡연ㆍ무절제한 생활에 빠지기 쉬운데 반해 여성은 친구ㆍ전문가를 찾아 상의하고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풀어 자신의 수명을 까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별, 남녀 수명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남녀 간의 수명 차이는 국가마다 다르다. 장수국가인 일본의 남녀 수명차는 7년, 미국은 5.6년, 싱가포르는 4.1년, 이스라엘은 3.7년이다. 드물지만 남성의 평균 수명이 오히려 더 긴 나라도 있다. 독일의 경우 1950년 이전에는 남자가 더 오래 살았다. 이슬람 문화권과 중국 신장성 지역은 지금도 여성보다 남성의 수명이 길다.

 

종교도 남녀 수명 차이에 영향을 미친다. 모르몬 교도의 남녀 수명 차이는 2년 정도이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북쪽 애미쉬 마을에서 집단 생활을 하는 애미쉬 교인들의 경우 남녀의 수명 차이가 거의 없다. 19세기에 스위스로부터 이주해 온 청교도들이 사는 애미쉬 마을은 ‘할아버지 장수촌’으로 유명하다.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위트니스’(Witness, 1985년 작품)에서 그려졌듯이 지금도 마차를 타고 곡괭이질로 농사를 짓는 등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밤이면 천지가 조용하다. 이곳 남성들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농사일을 계속 하는 데 이런 활발한 신체 활동이 남성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남녀의 평균 수명 차이가 6.7년으로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그 원인은 경쟁과 스트레스가 심한 사회 환경과 높은 흡연율ㆍ‘술 권하는 사회’회 등 생활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정년을 맞은 한국 남성은 사회적 기능을 잃고 방황한다.  게다가 한국 남성의 흡연ㆍ음주율이 각각 68%ㆍ83%(여성은 7%ㆍ55%)로 세계 최고 수준인 것도 남녀의 수명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다. 게다가 남성은 여성보다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직접 요리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으며 자기 건강관리 능력도 떨어진다.  

 

남성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흡연과 음주이다.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3.1%로, 여성 3.9% 보다 10배 이상 높다(2009년 하반기 기준). 또 소주 7잔을 매주 두 번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이 남성은 29%로 여성의 9%에 비해 3배 이상이다(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게다가 외로운 상태인 남성 노인들이 많다. 고독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은퇴 후인 65살 이상 남성 노인 자살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112명으로 같은 나이대 여성 노인 44.7명보다 2배 이상 많다(2008년 통계청 자료).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조물주가 부여한 남녀의 원래 수명 차이는 길어야 2∼4년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남성들이 금연ㆍ절주ㆍ체중조절 등 건강에 더 유의한다면 남녀 수명차이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남성은 여성보다 일찍 숨지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성에 관심을 보이고 즐기는 ‘성 기대수명’은 여성보다 10년 가량 길다. ‘남자는 숟가락 들 힘이 있거나 문지방 넘을 힘만 있어도 여자를 밝힌다’는 말은 괜한 속설이 아니다.

미국 시카고대학 스테이시 린다우 교수팀은 75∼85세 사이의 남성은 같은 연령대의 여성보다 성적(性的)으로 더 활동적이고 관심이 높았다고 2008년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했다.  65∼74세 남성의 50% 이상, 75∼85세 남성의 26%가 성생활을 지속했으나 75∼85세 여성 중 성생활을 즐긴다는 사람은 17%에 불과해 현격한 남녀의 차이를 보였다. 시카고대학 연구팀은 또 남녀의 ‘성 기대수명’도 산출했다. 남성은 대개 자기 ‘기대수명’보다 10년 전에 성생활을 접는데 비해 여성은 자기 기대수명보다 20년 전에 성생활에 흥미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이 젊은 여성을 선호하는 것도 남성이 여성보다 수명은 짧지만 성 기대수명은 더 길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풀이했다. 75세 이상 남성 40%가 적어도 매년 한번 이상 성생활을 하며 90∼95세 남성도 11%가 성생활을 즐긴다는 연구결과가 호주에서 나왔다.

  

       ◇ 장수 전문가 박상철 이길여 암ㆍ당뇨연구원장이 제안하는 할아버지 장수지침 5가지

 

          -  금연ㆍ금주를 아내에게 선물하기
       -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해 활력 유지하기
       -  노인복지관ㆍ문화센터 등 각종 문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기
       -  이웃과의 유대 넓히기
       -  가부장적인 태도를 버리고 은퇴 후에 요리 등 가사 배우기

 

 

                                                                                                                                           글 / 박태균 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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