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여행

포토에세이[두물머리 겨울이야기]

   

 

 

 

   

 

하얀 겨울에는 찾은 두물머리

북한강과 남한강이 끌어안아

하나 되어 꽁꽁 얼어붙은 채

한파와 동장군에 눈 이불 덮는다. 

 

 

400년의 세월을 지켜온 거목은

여명의 해돋이에 웅장한 풍경으로

실루엣을 드리우며 아침을 깨워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은다.

 

 

시간이 정지된 나룻배는

얼음에 갇혀 오도카니

긴 기다림에 찬바람만 스쳐가고

고즈넉한 겨울 풍경에 느낌표를 그린다.

 

 

설경으로 펼쳐진 연밭 너머

엑스선의 나무들 반영 사이로

점으로 흩어진 사람들은

겨울 엽서 한 장 언강에 띄운다.

 

 

연잎을 거둔 줄기가

그려낸 기하학적 무늬엔

삶의 희노애락을 담아

마음의 창인 영혼의 그림자를 새긴다.

 

 

눈밭 깊이 묻힌 연잎은

허리를 굽힌 채 일어설 줄 모르고

바람에 납작 엎드려 얼음을 뒤적여

봄을 캐는 자맥질에 바쁘다.

 

 

간절한 염원을 담아 쌓은 돌탑과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앞에는

연인들의 사랑의 맹세를 다짐하며

영원을 기약하고 두 마음이 하나 된다.

 

 

물안개 낀 강변에

고목은 Y자로 서서

오가는 사람들에게 화두를 던지며

삶의 이유를 묻는다.

 

 

두물머리 쥐불놀이 깡통처럼

가슴에 뚫린 구멍 사이로

흑백의 기다림은 차가운 영상으로

심연의 강으로 영혼을 이끈다

 

아, 춥다

겨울아 비켜

봄은

강 건너 산머리에 앉았네

 

-호미숙, 시집 속의 향기-

 

 

                                                                                                   글 / 하이서울뉴스 리포터 호미숙

 

  

로그인 없이 가능한 손가락 추천은 글쓴이의 또다른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