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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나눔&봉사

나누며 사는 것이 쉽다는 요양보호사를 따라가보니...

 

 

 논 가운데 자리한 푸르른 소나무를 닮은 사람들이 사는 곳, 그 집 앞 개울가에 어느새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1년 전, 할머니가 중풍 후유증으로 오른팔과 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치매까지 있어 할아버지가 대, 소변을 받아내며 살림을 하고 있었는데 집은 엉망이었다.


 


 문을 열면 코를 찌르는 냄새와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옷가지, 지린내가 진동하던 화장실, 몇 날 며칠을 치우지 않아 겨우 할머니가 누울 정도의 잠자리. 할머니는 노인요양 2등급 수급자가 되어 시설 입소가 가능했지만, 그래도 함께 살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재가요양을 받게 되었다.

광시면에 위치한 조그만 재가요양센터, 사랑의 장기요양기관 소속인 오숙자 요양보호사가 할머니를 담당하면서 그 집은 변화되기 시작했다. 앉아 옮기기 어려웠던 할머니는 조금씩 기어다니기 시작했고,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오숙자님은 1년 전 홀로 되신 어머님과 함께 살기 위해 귀향하여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할머님댁에 처음으로 배치된 경험이 전무한 요양보호사였지만, 늘 본인의 홀로 되신 어머님을 모신다는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으로 직업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집에 방문하면 우선 할머니 방부터 깨끗이 청소하고, 화장실, 주방 등을 차례로 청소하면서 점심 준비를 하는데, 늘 시간이 부족하단다. 그리고 따뜻한 밥을 드리기 위해 항상 새로 밥을 지어 영양이 부족한 할머니를 위해 사골 국물을 준비하여 드시게 한다. 물론 할아버지도 함께...

 그들의 밥상은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정성과 사랑으로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는 항상 오숙자 요양보호사의 옆에서 떠나지 않으려 하여 기본적인 운동능력을 위해 기는 연습, 숟가락질하는 연습 등을 꾸준히 시키면서, 그녀 자신이 무릎보호대도 수건으로 만들어 드릴 정도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그녀는  “나누며 사는 것이요... 돈은 없지만 참 쉬워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드리면 되는 것 같아요,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한다. 제 특기가 청소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냄새도 특별한 방법없이 그냥 어느날 없어졌어요. 전에는 동네 분들이 방문도 하지 않는 외딴집이었는데, 지금은 자주들 놀로도 오세요. 그래서 더 열심히 쓸고 닦죠, 냄새 나면 안 되잖아요." 라고 한다

 


  어느 자식이 치매 걸려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 할머니에게 이런 순수한 웃음을 줄 수 있을까?
  어느 누가 어둠이 드려 있던 그 집에 이렇게 웃음꽃을 피울 수 있을까?

 

 모든 반찬은 본인이 만들어 드리고 있단다.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동치미, 깻잎 김치, 김장 등 본인의 어머님 드리려고 만드는 음식을 함께 드시게 한단다. 할아버지는 늘 공단 직원에게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신다.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사회적 “효”를 실천하는 노인요양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끔 우쭐하고, 뿌듯해져 한참을 함께 웃고 돌아서게 된다.

 

  그들의 만찬...

  음식의 수는 중요치 않다.
  사랑과 정성...
  보이지 않는 반찬이 그들의
  밥상에는 항상 그득하다.




 요양보호사에 수급자, 간혹 삐걱거리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행복한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조금씩 나누어 가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사내기자단 /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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