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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TV&영화 속 건강

여배우 유지인과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

 

 

 

 

 

        배우 유지인(57)씨가 TV 토크 쇼에 나와 웃음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너무 소탈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유 씨는 요즘 드라마와 쇼 프로그램에 자주 나온다. 드라마에서는 대개 조연으로서 극의 감칠맛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토크쇼에서도 자신의 말을 크게 내세우지 않고 적절한 선에서 전체의 균형추 노릇을 한다.

 

 

 

 

 

 

 '70년대 트로이카' 유지인의 화려한 부활

 

 

십 수 년 전, 그러니까 유씨가 40대 초반이었을 때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다. 휴대전화가 없던 시기여서 집 전화를 통해서였다. 그녀는 당시 배우로서의 활동을 접고 가정주부로서만 생활하고 있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독자들에게 근황을 전화는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요?"

 

독자 핑계를 댔지만 어쩌면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1970, 80년대 은막의 최고 스타였던 그녀를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기 때문이다. 읍내 극장에 걸린 '그 때 그 사람' 등에서 그녀를 만난 후 까까머리 중학생은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그렇게 이지적이면서도 동시에 육감적인지….

 

실제 그녀의 목소리는 어떨까, 설레는 마음으로 수화기에 귀를 바짝 가까이 댔다.

 

"고맙지만, 인터뷰는 사양하겠습니다. 저는 이제 잊어진 사람이 됐으면 해요. 인터뷰를 한다면 나중에, 아주 나중에 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중함 속에 단호함을 담은 목소리였다. 아쉽지만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가정에 충실하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대로 행복한 일상을 누리기를 진심으로 기도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녀는 대중의 시야에서 비켜나 있었다.

 

그녀가 브라운관에 돌아왔을 때 보니 어느덧 중년의 여성이 돼 있었다. 정윤희, 장미희 등과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구가했던 그녀에게도 세월의 흔적은 깃들었던 것이다. 돌아온 그녀는 다양한 드라마에서 중년의 역할로 극을 빛나게 했다. 처음에는 그것이 어색했으나(그녀 스스로도 그러지 않았을까), 이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현재 시점으로만 보면, 그녀가 트로이카 중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중과 호흡을 함께 한다는 점에서 그녀는 진정한 대중 스타인 것.

 

 

 

 여름철 건강비법, '이열치열하지 마라.'

 

그녀는 한 종합편성채널의 건강 주제 토크쇼 프로그램에 고정 패널로 활약하고 있다. 드라마를 함께 한 인연이 있는 배우 조형기 씨와 나란히 앉아서 토크를 펼친다. 조 씨가 특유의 너스레를 떨면 호호 웃으며 리액션을 해 준다. 오뉘처럼 호흡을 맞추는 두 사람 때문에 토크쇼가 한결 부드럽게 흘러간다.

 

"여름에 건강을 잘 지키려면 수면 안대가 꼭 있어야 해요."

 

유 씨는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개인적 비결로 '안대'를 들었다. 왜일까.

"잠을 잘 자야 하니까요. 여름엔 날이 일찍 밝고, 해는 늦게 져서 밤이 짧잖아요. 안대로 빛을 가려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봐요."

 

유 씨가 이렇게 말하자 이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의사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안과 전문의도 마찬가지였다. 눈을 쉬려면 빛을 차단해야 하고, 그래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프로그램에서 의사들은 여름철을 건강하게 나는 9가지 비법제시했다. 그 중에 특별히 인상적인 것은 두 가지였다.

 

'이열치열하지 마라.' '피톤치드를 마셔라.'

 

앞의 비법은 상식과 달라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여름에 흔히 보신을 한다고 뜨거운 음식, 즉 삼계탕 등을 먹는데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전 국민이 가난했던 시절에는 평소 영양이 부족했기 때문에 여름철에 단백질 보충이 필요했다. 그래서 삼계탕 등의 보신 음식을 먹었던 것이다. 현재는 평소에도 영양이 과다한 실정이니 굳이 삼계탕 등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의사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여름에 너무 뜨거운 음식은 세균 등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뒤의 비법은 쉽게 수긍이 간다. 피톤치드(Phytoncide)가 몸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숲속의 식물들이 만들어 내는 살균성을 가진 모든 물질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삼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건강한 삶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피톤치드를 마시기 위해서 여름철에 산에 자주 가야 하는 것이다. 햇살이 뜨거운 낮을 피해서 아침 일찍 산에 갔다 오는 부지런함이 필요한 계절이다.

 

 

 

 '명품'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유지인 씨처럼 나이가 들어서도 '명품' 피부와 외모를 유지하는 이들은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꾸준히 일을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유 씨가 최근 TV 토크쇼에서 "술을 먹기 위해 운동을 한다"고 고백한 것이다. 이와 같은 멘트를 배우 신구선생에게서 들은 적이 있다. 애주가인 신구 선생은 노령에도 러닝머신을 이용해 꾸준히 달리기 운동을 하는데, 그 이유가 "소주를 먹기 위해 몸을 만글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유 씨는 술을 늦은 나이에 배웠다고 한다. 그녀는 "네모난 틀 안의 세상만 세상인 줄 알았는데, 술을 배우고 나서 그 밖에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유 씨는 "빈속에 술 한 잔을 마셨을 때의그 느낌은 애주가들은 알 거다"라고 말했다. 애주가가 아니라도 그 느낌을 알 것 같다.

 

세 세상을 누려야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누가 말하지 않았는가. 이세상, 꿈세상, 그리고 술세상.

 

그녀가 술의 재미를 만끽하되 운동을 열심히 해서 건강을 잘 지키길 바란다. 그래서 오래 오래 대중과 함께 호흡하기를.

 

                                                                                                                                              글 / 문화일보 장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