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 중국과 인도, 그리스와 메소포타미아

         문헌에서도 지금의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을 연상케 하는 증상이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여러 정신장애는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거나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던 것들이다. 혹자는 모든 정신장애의

         유병률을 합치면 대략 60% 정도가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100명 중 60명꼴로 현대인들은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신장애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정신장애의 급증이 사회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정신건강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 소통과 정(情), 나눔은 사라지고 소외와 단절, 결핍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좁은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심리적 거리는 더 멀어지게 되었다. 끊임없는 경쟁 덕분에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을지 모르겠지만, 서로에 대한 견제나 무관심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더욱 황폐해졌다.

 

이제 현대인들이 겪는 대표적 정신장애에는 무엇이 있으며, 어떻게 하면 극복하거나 예방할 수 있을지 간단히 살펴보자. 물론 어떤 정신장애든 혼자서 애쓰기 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은 마음의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마음은 몸 못지않게 복잡한 원리가 작용한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전문가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예방이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놓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안장애

 

불안장애 중 최근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공황장애다. 몇몇 연예인들의 고백으로 ‘연예인병’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증상으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과도한 불안에 갑자기 휩싸이는 것으로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며, 식은땀이 나는 등의 신체증상과 함께 이러다가 죽거나 미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처럼 불안이 핵심 원인이 되는 정신장애는 이외에도 불안한 생각을 없애려고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강박장애, 사람이나 어떤 대상, 상황을 무서워하는 공포증 등이 있다.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당연히 불안을 유발하는 대상이나 장소, 상황을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회피가 불안에 취약하게 만든다면서, 오히려 직면하라고 말한다. 싫다고 도망가면 불안은 있는 힘을 다해 좇아오지만,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맞서면 작아진다. 사람은 생각보다 강해서 불안 때문에 죽지 않는다. 이 과정을 혼자해낼 수 없다면 전문가의 체계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불안장애를 예방하려면 평소 불안에 맞서는 힘을 길러야 한다. 연락을 받지 못할까 불안해서 핸드폰을 수시로 확인하는 사람은 핸드폰을 멀리해 보자. 자신의 생각대로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하는 사람은 일부러라도 자신의 틀을 깨보자. 불안에 대한 힘을 키우는 방법은 이처럼 일상의 불편함을 감내하는 것이다.

 

 

 

우울증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할 정도로 누구나 겪는 흔한 증상이다. 그러나 감기를 우습게보고 방치하면 더 큰 병을 얻을 수 있듯이 우울증도 방치할 경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우울을 비롯한 감정의 변화가 모두 심리적인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들은 감정의 기저에는 신체반응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별히 우울할 일이 없는데도 몸이 쳐지는 것만으로 우울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삶에서 많은 좌절을 겪으면 우울을 경험하는데 이를 가리켜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한다. 여러 차례 실패를 경험하면 ‘난 뭘 해도 안 된다’는 것을 학습하게 돼서 일상에서조차 무기력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우울하게 되면 외출을 삼가는 등 여러 면에서 활동량이 적어지게 되고 이는 몸을 쳐지게 만들어서 더 깊은 우울을 겪게 된다.

 

우울증을 극복하거나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바깥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는 운동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몸이 건강하다면 마음도 건강해지기 쉽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감정기복의 변화에 잘 대처한다. 이와 함께 뭘 해도 안 된다는 비관적인 생각을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세상은 그 자체로 장밋빛도 아니지만 우중충한 회색빛도 아니다.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다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지 않은가!

 

우울증은 사람마다 워낙 그 정도나 양상이 다양해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할 때가 많다. 그리고 심각할 경우 일상생활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자살(자해)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중독

 

사람은 본래 끊임없이 무언가에 몰두하고 집중하면서 에너지를 쏟으려는 경향이 있다. 가만히 있는 것을 못견뎌한다. ‘심심해 죽겠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 어느 실험에서 관찰한 결과 사람들을 극도의 무료함 속에 가두었을 때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매우 약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만약 자신과 타인을 위해서 건강하게, 그리고 적절한 정도로 무언가에 집중하면 좋겠지만 이게 말처럼 쉬울까? 특히 일상이 즐겁지 않을 때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일상이 괴로울 때 그것을 잊으려는 듯 무언가에 빠져든다. 그 대상은 알코올이나 마약, 음식, 쇼핑, 섹스, 일, 게임 등 다양하다. 쾌락을 느낄 수 있다거나 당장의 고통을 잊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중독될 수 있다.

 

중독에서 회복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개인이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회복의 핵심원리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에 집중하고,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전략도 마찬가지다. 어떤 대상(알코올, 마약, 일)이 없다는 상상만 해도 괴롭거나 어떤 행동(쇼핑, 섹스, 게임)을 멈추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되면 어느 정도 중독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심각해지기 전에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필요하다.

 

                                                                                                                                글 / 심리학 칼럼니스트 강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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