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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비행기 탈 때는 물 많이 마셔요” -비행기 건강학-

     

 

 

 

 

여름 휴가철이 되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자에게 장시간 비행은 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즐거운 휴가를 앞두고 비행기 안에서 컨디션을 망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비행기를 타고 안전하게 여행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봤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예방하려면 물 많이 마셔야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란 비행기의 좁은 좌석에서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해 가슴 통증·호흡곤란·심장마비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혈액이 응고되고 이것이 심장이나 폐로 가는 혈관을 막기 때문이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혈관 탄력이 적은 40~50대 이상에서 잘 나타난다. 남성보다는 혈전 위험이 높은 여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 특히 평소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최근 수술을 받았거나, 임신 말기 혹은 출산 직후 여성, 흡연자, 피임약 복용자, 정맥류가 있는 사람 등은 조심해야 한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내에서 가급적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오랜 시간 몸을 구부린 채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 순환이 안 돼 혈전 생성의 위험이 더 커진다. 뚱뚱하거나 키가 큰 사람도 혈액 순환이 잘 안 될 수 있으므로 기내에서 더욱 자주 움직여야 한다. 좌석 벨트는 너무 세게 매지 않고 헐렁한 옷을 입거나 슬리퍼를 신어 몸을 최대한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화장실을 가게 만들어 움직임을 유도할 뿐 아니라 혈액 응고도 막아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을 예방한다.

 

 

심혈관 질환자 '비행체력' 살펴야

 

비행기 안에서 노약자가 숨지거나 건강 이상으로 쓰러지는 가장 큰 이유는 심혈관·뇌혈관 질환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질병이 있는 사람은 6시간 이상이 걸리는 장거리 비행을 하기 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자기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은 계단 12개를 올라가거나 90m를 걸을 때 숨을 헐떡이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 때 숨이 가쁜 사람은 장거리 비행은 삼가야 한다. 협심증이나 뇌졸중 등을 경험한 사람이 비행기를 타면 평지에 있을 때보다 혈전이 잘 생긴다. 따라서 비행 중에는 1시간에 한 번씩 좌석에서 일어나 복도를 걷거나 자리에 앉은 채로 발목을 굽혔다 폈다 하는 운동을 해서 혈전 생성을 막아야 한다.

 

 

당뇨병 환자, 콜라.과일주스 피해야

 

당뇨병 환자는 비행기 안에서 운동량이 감소해 혈당이 급속히 오를 수 있으므로 콜라나 과일주스 등 당분이 들어간 음료수 섭취를 피해야 한다. 기내식은 일반 식사보다 탄수화물 함량이 높으므로 평소보다 적게 먹어야 한다. 인슐린을 자가 투여하는 당뇨병 환자가 6시간 이상 비행기를 탑승할 때는 기내에서 움직이는 활동량과 식사량을 고려해 인슐린 투여 시간과 투여량을 스스로 조절해야 한다. 미리 주치의와 상의해 인슐린 투여 지침을 받아놓는 게 좋다. 매일 아침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비행 중이나 여행 지역에 도착한 뒤 현지 시각에 맞춰 하루에 한번 아침식사 전에 약 복용을 해야 한다. 굳이 한국과의 시차를 고려하면서 24시간 간격을 맞춰서 복용할 필요는 없다.

 

 

척추질환자, 쿠션으로 목.허리 받쳐야

 

척추 질환자가 장시간 비행기를 탈 경우 통증 등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좁은 자리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어서 근골격계에 피로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내에서는 다리를 충분히 뻗을 수 있도록 발 아래 공간을 비워야 한다. 승무원에게 작은 쿠션을 얻어 목, 허리 뒤에 받치면 바른 자세가 돼 편해진다. 쿠션이 없다면 수건을 돌돌 말아 받쳐도 도움이 된다. 의자 아래 발판을 이용, 두 발목을 수시로 움직이고 목을 좌우로 까딱거려도 긴장된 근육이 풀린다. 통로를 걸어도 좋다. 일어서서 발꿈치 들어올리기, 허벅지 힘주기, 허리 뒤틀기, 어깨 들어올리기 등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건조증 있으면 인공눈물, 보습제 챙겨야

 

비행기 안에는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기 때문에 기내의 내부 습도는 15% 정도(평소 4분의 1 수준)로 낮다.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인공눈물을 챙겨서 수시로 넣고, 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를 장시간 착용하면 눈의 충혈·이물감·따가움증이 생긴다. 심하면 눈물이 계속 흐르는 유류증, 빛번짐증이 생길 수 있다.

 

피부도 건조해진다. 비행기 안에서도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탑승 전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기초 화장 전 간단한 보습팩을 하면 24시간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6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을 할 경우에는 메이크업을 하지 않거나 파우더만 가볍게 바르는 것이 좋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lks@chosun.com)
도움말=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 차앤박피부과 권현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