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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아름다운 속초, 아바이마을을 아시나요?

    

 

 

 

 

 

아바이 마을을 아시나요?

 

아바이(아버지), 얼핏 듣기에도 우리가 아닌 이북의 향수가 어려 있는 단어입니다. 강원도 속초시  속초해수욕장 위로 따라가 청초호 북쪽 끝으로 가면 6·25 때 월남한 피난민들의 정착촌인 아바이 마을을 만날 수가 있는데요, 동해와 호수가 만나는 지리적 배경만큼이나 남과 북 사람들이 섞여 사는 독특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행정구역상의 명칭은 청호동이며 속초의 중심가인 동명동 관광시장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갯배’를 타고 마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세월과 추억이 가득한 갯배

 

갯배는 한때 찻길이 뚫리기 전까지는 마을과 속초시내를 이어주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고 합니다. 큰 뗏목을 연상시키는 이 배는 도선으로 두 지점을 쇠줄로 이어놓고 사람이 직접 갈고리로 줄을 잡아당기면서 배를 끄는 이색적인 운송수단인데요, 새벽 네시 반부터 밤 열한시까지만 운행하며 편도 200원이면 탈 수 있습니다.

 

 

 

 

 

가을의 동화 같은 풍경

 

수년 전 여기서는 KBS드라마 가을동화를 촬영했습니다. 여주인공이 어릴 적 살던 마을로 등장하면서 깨끗하고 소박한 바닷가, 고운 모래사장 및 주인공들이 반대 방향의 갯배를 타고서 안타깝게 엇갈리는 풍경을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이 중 여주인공의 집으로 등장했던 상점은 ‘은서네 집’이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마을을 지키고 있답니다. 

 

 

 

 

퍽퍽한 삶이 만들어 낸 깊은 맛, 아바이 순대

 

속초 관광의 필수 아이템인 아바이순대는 이 마을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맛봐야 할 음식으로 추천할 수 있습니다. 다소 거칠고 토속적인 향이 그득한 아바이 순대는 실향민들이 만들어 먹던 음식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돼지 대창에 무청 시래기, 잘게 썬 돼지고기, 선지, 마늘, 된장 등을 버무려 채워 만든 음식인데요, 보통 순댓집에서는 이런 순대와 더불어 돼지창자 대신 오징어에 소를 채워 넣은 순대를 같이 팝니다. 전쟁통에 돼지고기 구경하기가 어려워지자 급한 대로 속초바다에서 흔히 잡히는 오징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죠. 김밥처럼 통통하게 속이 찬 오징어를 통째로 삶아 밑반찬과 함께 먹을 수도 있고 얇게 썰어서 계란 물에 지져내기도 합니다. 직접 먹어보기 전에는 그 맛을 상상하시기 어려울 텐데요 의외로 목으로 술술 넘어갔답니다.

 

 

 

 

아름다운 속초 아바이마을 쉽게 가기

 

아바이마을을 차량으로 가시려면 네비게이션에 ‘갯배 선착장’을 검색하시면 됩니다. 또, 뚜벅이 여행족들이라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바로 양양과 속초 여기저기를 누비는 9번 버스 덕분인데요, 승차하실 때 하차지점을 말씀하시고 탑승하시면 저렴한 요금으로 주요 관광지들을 두루 둘러볼 수 있습니다. 양양에서 속초가는 방면을 예로 들어 낙산해수욕장 정류소에서 버스를 타시면 우측 창밖으로 한없이 펼쳐진 동해바다를 감상하시면서 속초로 올라오실 수 있습니다.

 

특히 장암해변을 따라 달릴 때는 마치 영화 속에 내가 들어와 있는 듯 아름다운 풍경을 보시게 될 겁니다. 9번 버스는 튀김골목으로 유명한 대포항 앞에도 정차할 뿐만 아니라 속초 관광시장과 갯배선착장 정류장까지도 우리를 데려다 준다고 하니, 태양이 눈부신 여름에도 선선한 가을에도 언제든 든든하게 도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청호동 갯배' / 이상국

 

우리는 뱃길 북쪽으로 돌릴 수 없어 /

우리 힘으로는 이 무거운 청호동 끌고 갈 수 없어 / 

와이어로프에 복장 꿰인 채 더러운 청초호를 헤맬 뿐 / 

가로막은 철조망 넘어 동해에서 / 

청진 원산 물이 가자고 /

신포 단천 물이 들어가자고 /

날래 따라나서 라고 날마다 아우성인데 /

우리는 동력도 키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