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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넛지효과' 활용한 건강 아이디어

 

 

 

 

   

한 부부가 있다고 가정하자. 어느 날 사소한 문제로 크게 다투던 이 부부는 싸움도중 갑작스러운 남편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표정에 일순간 싸움 대신 박장대소하고 만다. 부인이 남편의 행동에 화가 풀리면서 언제 싸웠냐 싶을 정도로 크게 웃어 싸움이 일단락 된 것이다. 이는 일명 '넛지효과(nudge effect)'의 한 사례다. 행동경제학자인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 교수와 역시 하버드대 캐스 선스타인 교수는 자신들의 저서 <넛지>에서 처음 이 같은 현상을 소개했다.

 

 

일상생활 속 '넛지효과'

 

넛지 효과는 사전적인 의미로 '팔꿈치로 쿡 찌른다'는 뜻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해 강제적인 규제나 감시가 아닌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해 긍정적인 변화 및 효과를 기대하는 것을 말한다. 쉬운 예로 공중 남자화장실에 소변이 튀지 않도록 작은 파리 한 마리를 그려 넣는 경우를 말한다. 실제 이 같은 시험 결과 밖으로 튀는 소변 양은 무려 80%나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넛지 효과는 우리사회 주변에서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경치 좋기로 유명한 미국 시카고 레이크 쇼어는 S자 커브로 자동차 사고가 빈번했지만 커브 지점에 가로로 흰색 선을 그려 넣고 커브에 가까울수록 그 선의 간격을 줄여 사고 발생률을 크게 줄였다.

 

 

즐거운 건강계단 오르기

 

이 같은 효과는 공공디자인은 물론 정치·경제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적용가능하다. 특히 공공디자인 중에서도 건강과 관련한 사례는 넛지 효과를 소개하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우선 가깝게는 바로 지난 2013년 5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마포구 염리동 본부 사옥 지하 1층부터 지상 15층까지 조성한 '건강증진계단'을 들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직원들이 건강을 위해 엘리베이터 이용을 줄이고 계단 걷기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각 계단 벽면과 층계 사이에 △칼로리 소모량 △연령별 건강정보 △다양한 운동방법 등 유용한 건강정보를 게시했다. 또 1층 계단에는 자동으로 반응하는 인체감지형 자동음향기기를 설치해 자연의 소리와 클래식 음악을 틀기도 했다. 벽면은 모두 나무와 녹색의 숲을 연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 친근함도 더했다.

 

 

건강계단이 관광코스로

 

해외 사례를 예로 들면 유명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의 경우 캠페인 일환으로 스웨덴 스톡홀롬시 한 지하계단을 피아노 건반으로 만들어 보행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평소 에스컬레이터를 주로 이용하는 보행자들에게 걷기를 유도하기 위해 소리가 나는 피아노 건반을 만들어 재미와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공한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르기 귀찮고 힘들다는 생각에서 자연과 함께하고 즐거운 마음을 선물해 자연스럽게 계단 오르기를 유도한 사례다. 이 같은 공공디자인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그 효과도 크다는 점에서 이미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더피 광장의 레드카펫계단,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언덕의 계단, 바티칸박물관의 나선형계단 등은 계단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이다. 러한 계단은 이제 관광명소가 돼 사람들이 일부러 찾게 하고 관광수입이라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고 있다.

 

 

'넛지효과'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건강과 즐거움을 위한 '넛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이어트를 위해선 밥그릇의 경우 주둥이가 넓은 대신 깊이가 낮은 그릇을 고르고 숟가락 역시 크기를 줄여 만족감은 높이되 평소 먹는 양을 줄이는 방법 있다. 식사량을 줄이는 또 한 가지 팁으로는 혼자 먹는 저녁식사 보다 둘이 또는 넷이 먹는 식사일수록 그 양이 각각 35%, 75%씩 늘어난다는 조사결과가 있으니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또한 집에 있는 줄넘기나 자전거, 아령, 공 등 각종 운동기구에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 등의 이미지와 함께 30분 또는 1시간 단위로 소모되는 칼로리 양을 적어 재미와 함께 자연스럽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스포츠 업체나 의료 및 건강관련 업체 등에서 이러한 넛지효과를 극대화한 상품 및 의료기기들을 개발한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는 조금은 더 건강해 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글/ 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
http://blog.naver.com/rosemary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