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멈칫거릴 때가 있다. 시간 여유가 많은 날임에도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진다던가, 기분 나쁜 |
어디 그게 나만의 문제만이랴. 실제 온라인 구직사이트가 조사한 직장인 설문조사를 보면 1,042명 중 78.2%가 조급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하였다.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도 14.4%나 된다. 이쯤 되면 조급증의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만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조금만 살펴보자. 우리는 점점 다른 사람들의 말을 가로채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주기를 재촉하고, 마음은 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가 있지 않는가! 이런 현대인의 조급한 마음을 우디 알렌은 "나는 뉴욕에 있을 때는 유럽에 가고 싶고, 유럽에 있을 때는 뉴욕에 가고 싶다."라는 말로 빗대어 표현한 바 있다.
이제 조급증은 비만의 문제처럼 문명이 만들어낸 대중 정신질환이 되어가고 있다. 사회의 변화 속도가 이미 타고난 속도 적응능력을 넘어선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내과 의사인 래리 도시는 많은 현대인들이 '시간병(time-sickness)'을 앓고 있다고 한 바 있다.
그가 말하는 시간병이란 "시간이 달아나고 있다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그리고 계속 나아가려면 가속 페달을 더욱더 세게 밟아야 한다는 강박적 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심장 전문 심리학자 <다이안 울머>와 <레오너드 슈왈츠버드>는 이를 '병적 조급증'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즉, 외부로부터 시간압박이 없을 때에도 서둘러야 한다는 강박감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좋다. 병이라고 치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산속에라도 들어가서 살아야 할까? 막막하기만 하다. 시대를 거슬러 느림의 속도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그럼, 남은 결론은 무얼까? 결국 '속도밸런스'의 문제이다. 나는 이를 위해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하나는 자신의 속도 계기판을 살펴보는 것이다. 계기판을 보면서 자신이 지금 과속하는지 저속으로 가고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그럼, 삶의 속도계측기는 어디서 구입할 수 있을까? 그것은 사실 우리 안에 있다. 바로 부정적 감정과 신체감각이라 할 수 있다. 즉, 부정적 감정과 감각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지금 잘못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내 몸과 마음이 알려주는 시그널인 것이다.
그것은 과속만이 아니라 저속에 대한 신호도 있다. 흔히 과속의 표시는 과도한 불안, 강박, 안절부절함, 산만함, 분노 등의 감정과 두통, 근육긴장, 가슴 떨림 등의 신체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저속의 표시는 권태, 의미상실, 무기력, 긴장소실, 무감동 등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계기판을 살펴본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신체감각을 잘 들여다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는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사용하여 적절히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자신이 과속하고 있으면 브레이크를 밟고, 저속하고 있으면 악셀레이터를 밟아야 한다. 삶에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것은 '느림의 활동'들이다. '산책' '명상' '음식만들기' '정원가꾸기' '붓글씨' '뜨개질' '인문도서 읽기' '일기 쓰기' 등과 같은 활동들에 시간투자를 해야 한다.
새로운 활동을 추가하기 어렵다면 늘 하던 일이라도 하루에 한 번씩 천천히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걷거나 대화하거나 밥을 먹거나 이를 닦을 때 무엇이 되었든 일부러 천천히 해보는 것이다.
자, 빠름과 느림의 이분법과 양자택일에서 벗어나자. 빠름과 느림을 오가며 자신의 속도로 삶을 살아가자!
Tip - 병적 조급증 Check List
01. 자신이 관심사외 다른 사람이나 다른 일에 관심이 없다는 지적을 지난 3개월 안에 받은 적이 있다.( ) |
문요한/ 더 나은 삶 정신과원장, 정신 경영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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