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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뮤지컬 레베카 관람후기] - 무대예술의 극치를 경험하다!

  

 

한눈에 사랑에 빠져 부유하고 멋진 백작과 꿈같은 결혼을 하게 된 한 여인. 결혼을 하고 보니 남편은 전부인의 기억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듯 하고 , 백작의 대저택은 죽은 전부인의 흔적과 음산함으로 가득차 있고 심지어 어느 순간 전처가 살아서 나타날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드는 공간이다.  게다가 집사를 비롯한 집안 하녀들도 모두 그녀를 무시한다면....? 이런 숨막히는 상황에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뮤지컬 레베카는 영국소설가인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소설(1938년작)이 원작이다.  이를 공포영화의 거장인 알프레드 히치콕감독이 1940년 영화로 만들면서 대중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새, 어머니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써스펜스의 거장이 영화로 보여준 감동을 뮤지컬에서는 어떻게 풀어냈을까 궁금했다.   

 

뮤지컬레베카는 뮤지컬계의 명콤비인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두사람이 원작의 마력을 고스란히 옮겨와 만든 작품으로 200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시 3년간 매진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흥행성과 작품성을 만족시키면서 2013년에 이어 재연되는 뮤지컬 레베카는 2013년 제7회 더뮤지컬어워드 연출상,무대상,조명상,음향상,여우조연상을 탄 작품이다.

 

 

줄거리는 ...

 

부유한 미국인 반호퍼부인에게 말동무로 고용된 '나'(임혜영분)는 불의의 사로로 부인을 잃고 몬테카를로를 여행중인 부유하고 유명한  막심 드 윈터백작과 우연히 만나게 된다. 아내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있던 막심은 순수하고 착한'나'에게 매료되어 프러포즈를 한다. 결혼후 맨덜리의 대저택인 막심드윈터의 집으로 온 '나'는 그의 전부인인 레베카의 충직한 하녀,'댄버스부인' (옥주현분)의 경계와 하녀들의 견제를 받게되고 , 마치 살아있는 듯 집안 곳곳에서 발산되는 레베카의 어두운 기운에 점점 숨이 막혀옴을 느끼고...

 

레베카의 사촌인 잭 파벨은 레베카의 죽음을 빌미로 막심에게 돈을 뜯어내려 협박한다. 그러던 어느날 해변에서 발견된 배위의 시체로 레베카의 죽음에 의문이 제기되는데......

 

 

오늘의 캐스트는

 

 

 

 

 

맨덜리 대저택에서 전안주인인 레베카를 숭배하는 집사'댄버스부인'은 주인공 못지않게 비중이 큰 인물이다. 그녀 자신이 마치 레베카의 대리인인듯 행동하며 새안주인인''를 증오하면서 죽음을 강요한다. 이 댄버스부인인 옥주연이 '레베카'넘버를 부를 때 그녀의 카리스마는 대단해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초연당시 캐스팅되었던 막심역의 오만석과 '' 임혜영의 연기도 잘 어울렸다.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반호퍼 부인역의 김희원배우는 카리스마와 유머러스함으로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는 집사'댄버스부인'과 순수하고 착한 '나'와의 대립, 레베카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전개, 막심의 비밀을 알고 그의 상처를 감싸주면서 점차 강해져가는 주인공'나'와 막심의 로맨스 등이 극의 중심축이다. 1,2막을 통틀어 46개의 노래(넘버)는 극을 살리는데 큰 힘을 발휘한다. 그 중에서도 막심의 대표곡'칼날같은 미소'와 댄버스부인의 '레베카'는 극장을 떠나면서도 계속 귓가에 맴돌았을 정도로 잔상이 강렬했다.

 

뮤지컬 레베카에서 내게 가장 놀랍게 생각된 부분은 무대장치였다. 무대전면을 장식하고 있는 디테일이 다른 수백개의 액자부터 작품전체의 세세한 부분까지 매혹과 감동을 느꼈다.  영국시골의 대저택인 배경에서 창문을 통해 바람이 휘몰아치는 장면, 막심이 '나'를 데리고 올라간 바닷가절벽위등을 묘사할때 보여준 영상과 한국화적인 기법의 무대미술등 볼거리가 많고 조명이 화려해서 감탄의 연속이었다.  특히 작품의 주요무대인 멘덜리 저택에 불이 나서 집이 전소되는 장면의 강렬함은 한마디로 장관이었다.  종합예술로서 무대미술의 극치를 구현했다고나 할까?

 

로맨스와 스릴러가 절묘하게 결합된 뛰어난 원작에(이 부분은 대사와 가사를 담당한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공이 크다)치밀한 구성의 연출, 최고기량의 배우들, 중독성강하고 긴장감 넘치는 음악,탄성을 자아내는 탁월한 무대장치와 조명으로 두시간반이 넘는 긴 러닝타임동안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평면적 작품인 소설을 입체적인 무대로 소환해서 연극, 영화, 뮤지컬의 장점만을 모아 극대화시킨 작품이 뮤지컬 레베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