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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살아가는 이야기

친절히 붙여준 파스에도 분통 터트리는 남편



가족보다 조기축구를 더 사랑하는 남편. 건강이 최고라며 주말마다 거의 목숨 걸고 나가서 공을 차고 돌아온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어깨가 좀 결린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축구를 하다가 근육이 놀랬나 싶단다. 

 

 "오십견인가? 그게 요즘은 사십대에도 찾아와 사십견이라고도 부른다는데…."

 

남편은 계속 기침을 하면서 급기야는 가슴까지 결린다고 고통스러워했다. 불안한 마음에 병원에 가봤더니 뼈에 이상은 없고 근육에 약간의 염증이 있으니 마사지나 열심히 하란다.


다음날 아침, 화장대에 놓인 파스가 눈에 띄기에 옳다구나 싶어 막 출근하려던 남편의 와이셔츠를 걷어 올리고 정성스레 파스를 붙여 주었다.


"여보, 이게 건강파스예요~옹. 아내의 사랑이 듬뿍 담겨진거 알죠?"
  라며 내가 생각해도 제법 닭살 돋게 애교를 부려줬다.


아내의 친절한 '응급 서비스'를 받은 남편, 만족스런 얼굴로 회사로 내달린다. 저녁무렵, 남편이 좀 일찍 돌아왔기에 파스 효과 좀 봤나 물어봐야지 하면 쏜살같이 뛰어 나가 반갑게 현관문을 열어 젖혔다. 그런데 얼굴을 대하자마자 웃는 얼굴로 맞을 줄 알았던 남편의 입에서 튀어나온 첫마디는

"이 파스 순 엉터리 아냐? 왜 더 아프냐?

라며 극도로 짜증 섞인 분통을 터트리는 게 아닌가.


예기치 않은 반응에 "그럴 리가, 파스가 오래된 건가?" 남편 옷을 걷어 올리고 파스를 확인하려던 나는 그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곤 배꼽을 쥐고 폭소를 터트리고야 말았다.


남편의 등 피부에 붙어있어야 할 파스가 하늘을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요즘 파스는 피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파스 윗부분에 보조 끈적이 덮개를 추가로 붙여 2중으로 부착하게 돼있다. 그런데 내가 그만 피부에 닿아야할 파스 부위를 보조 끈적이 덮개에 붙인 채 파스 겉면이 남편 피부에 닿게 해서 거꾸로 떡하니 붙여놓은 것이다.

"호호호호호. 이녀석이 왜 거꾸로 붙어있을까? 거 이상하네~. 호호호호호, 하하하하하"


나의 파안대소에 놀란 남편은 '이 마누라가 왜이래?' 하며 노려봤지만 한동안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아이들도 상황을 확인하고서 "크크큭, 울 아빠 되게 억울하시겠다."라며 놀려댄다.

다음날 한약방에 가서 십전대보탕을 지어다 남편에게 바치고 나서야 남편의 억울함에 조금이나마 속죄(?)할 수 있었다.
직장 다니느라 힘든 모든 남편 여러분, 새해 건강하세요 ~옹!

 

권희숙/ 부산시 연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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