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대한이과학회가 숫자 '9'가 귀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 지정했다. 평소 귀 건강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명이나 난청 등 한번 문제가 생기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더구나 이런 귀 질환은 초기엔 증상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별다른 이상이 없을 때부터 자신은 물론 주변 어른들의 귀 건강을 세심히 살피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증상을 즉각 인지하기 쉽지 않은 대표적인 귀 질환으로 난청을 들 수 있다. 특히 대화할 일이 많지 않은 고령자는 난청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채기가 더욱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약 25%가 난청을 앓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을 정도로 난청은 비교적 흔한 병이다. 그럼에도 난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인지하거나 대비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난청이 생기면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것 말고도 다른 문제들이 생긴다. 타인과의 대화가 어려워지면서 사회 관계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우울감이 커지면서 실제 우울증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다. 특히 노인들은 청력이 떨어질수록 우울감이 커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난청으로 청력이 한번 나빠지면 원래대로 되돌리기는 사실 쉽지 않다. 더구나 노인들의 난청은 대부분 노화의 과정이기 때문에 일단 난청이 시작되면 청력을 되돌려놓기가 더욱 어렵다. 때문에 난청이 생기지 않거나 더 나빠지지 않도록 미리 관리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평소 상대방의 생활 모습을 잘 관찰하기만 해도 난청이 생겼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화 통화를 할 때 상대방이 목소리를 유난히 크게 내거나 빨리 끊으려고 하면 일단 난청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볼륨을 지나치게 크게 키워 듣는 것도 난청 환자들의 주된 증상이다.

 

일단 난청이 생겼다면 현재 상태에서 잘 들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바람직하다. 난청이 심해질수록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증가하는 등 다른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난청 정도에 맞는 보청기를 쓰거나 청력 재활 훈련을 받는 등의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전문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보청기를 끼면 귀가 더 나빠진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이는 검증되지 않은 속설일 뿐이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보청기가 필요한 상태에서 착용을 미루면 오히려 난청이 더욱 빨리 진행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명 역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귀 질환 중 하나다. 외부에서 별다른 자극이 없는데도 소리가 난다고 인지하는 증상을 이명이라고 한다. 귀 속 달팽이관에 이상이 생긴 게 이명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의학적으로 좀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명으로 들리는 소리는 금속성 음, 물 흐르는 소리, 맥박 소리, 곤충 울음소리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명 증상을 인지했다면 들리는 소리가 고음인지 저음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소리와 비슷한지, 어떻게 지속되는지, 언제 주로 심해지는지, 현기증 같은 다른 증상이 함께 오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이 같은 양상에 따라 원인이나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정신적인 원인 때문에 이명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주로 일정하지 않고 불규칙한 이명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또 정신적으로 흥분할 때, 아침이나 오후 늦은 시간, 몸이 피로할 때 이명 증상이 심해지는 특성도 나타난다. 귀에 귀지가 있거나 이물이 들어갔거나 중이염이 생겼을 때도 가벼운 이명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귀지나 이물, 중이염 문제가 해결되면 이명 증상도 함께 사라진다.

  

 

 

 

고혈압이나 빈혈, 내분비장애, 알레르기, 동맥경화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가 귀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 이명을 겪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원인을 찾으면 이명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으나, 원인이 불분명할 땐 대개 증상을 완화하는 식으로 일단 치료에 들어간다. 약물치료 외에도 이명에는 상황에 따라 소리치료, 음악치료, 전기치료, 상담치료 등이 가능하다.

 

치료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환자 스스로가 호전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이를테면 지나치게 조용한 상태는 피하는 게 좋고, 이명이 안 들리게 하려고 주변 소리들을 일부러 크게 하기보다 이명은 들리지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유지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글 / 한국일보 임소형 기자
(도움말 : 김희남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전문클리닉 원장, 이호윤 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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