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서 보는 ‘참된 의사의 길’

대의정성 大醫精誠

大醫
참된 의사는

정밀하고

오로지 환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진료해야 한다.

 


대의정성은 먼 옛날 중국 당나라 대학자이자 의사인 손사막(孫思邈, 581~682)의 글이다. 서양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에 비견된다는 일반적인 평가가 있으나 의료인들의 성경이라 불려도 될 만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의학과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많은 아픈 이들에게 생의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좋은 일 속에 우려되는 바도 있다. 불필요한 진료는 늘어나고 있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많은 거리들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만약 손사막이 주창했던 참된 의사들로 우리나라에 넘쳐난다면 “병원에 가서 병 걸린다.”거나 “웬만하면 병원가지 마라” “병원 한곳에 가서 시키는 대로 하면 바보”라는 말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손사막의 대의정성을 살펴보자. 대의정성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하나는 참된 의사는 “사람의 몸과 질환에 정통해야 한다”는 것. 다른 부분은 “지극한 측은지심으로 환자를 구원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첫 부분을 보면, “오늘날 병을 보면  같은 원인으로 병이 나면서도 겉의 증후가 다르게 나타나고, 또 병의 원인이 다르면서도 겉의 증후는 같은 경우가 있다.”면서 今病有內同而外異, 亦有內異而外同 (금병유내동이외이, 역유내이이외동) “오장육부의 허실과 혈맥 영기 위기가 잘 통하고 막혔는지故五臟六腑之盈虛, 血脈榮衛之通塞(고오장육부지영허, 혈맥영위지통색) 본디 듣고 본다고 알 수 없는 것이니 반드시 모든 증후를 진찰한 다음에야 판단해야 한다”고 固非耳目之所察, 必先診候以審之(고비이목지소찰, 필선진후이심지) 말하고 있다.

 

 

 

오장육부의 상태와 연관성, 영양과 면역기능 상태를 충분히 살피고, 병의 원인을 찾아 진료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병을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아서오직 정밀하고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쓸 줄 아는 사람이라야 의학을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唯用心精微者, 始可與言於玆矣 (유용심정미자, 시가여언어자의) 잘못된 처방은 생명을 바로 위태롭게 하니

“만일 실實한데 보補하고, 부족한데 더 빼거나, 새는데 또 뻥 뚫거나하고 막힌데 또 막는 약을 쓰거나, 추위로 생긴 병인데 차게 하거나, 열이 나는 병에 더 덥게 한다면, 이는 병을 악화시키는 것이니 살기를 바라지만 결국 죽는 되는 것이다.”라고 경계하고 있다.


若盈而益之, 虛而損之(약영이익지, 허이손지) 通而徹之, 塞而壅之(통이철지, 색이옹지)
寒而冷之, 熱而溫之(한이냉지, 열이온지) 是重加其疾, 而望其生, 吾見其死矣(시중가기질, 이망기생, 오견기사의)
그러면서 손사막은 “그러므로 의학을 배우는 사람은 반드시 의학의 원리에 대하여 널리 보고 깊이 연구하여 한시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며, 길에서 주워들은 것을 가지고 의학의 원리를 알았다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故學者必須博極醫源, 精勤不倦(고학자필수박극의원, 정근불권) 不得道聽途說, 而言醫道已了(부득도청도설, 이언의도이료)

참된 의사는 당연히 사람의 몸과 질환에 정통해야 함을 강조한 이 글은 요즘 시대에도 적용할부분이 있는 것 같다. 조선의 세조는 의약을 권장하면서 ‘혼의昏醫’ ‘광의狂醫’ ‘사의詐醫’ ‘살의殺醫’를 경계했다. 혼의는 ‘환자의 증상을 들어도 알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자기가 어떻게 진료해야 하는지 모르는 자’이다. 광의는 ‘자상히 살피지 않고 갑자기 센 약이나 칼침을 거리낌없이 함부로 쓰는 자’이다. 사의는 ‘제대로 의술을 익히지 않으면서 의술을 다 익힌 것처럼 시행해 끔찍하고 잘못된 결과를 만드는 자’이다. 살의는 ‘오직 자신만이 똑똑하다 여기며 조금 알고 있는 의술로 으스대며 환자를 보는 자’이다. 이들 모두 환자를 위태롭게 만드는 가짜 의사들이다. 

 

 

 

 

손사막은 이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환자가 부르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가라’고 말한다. 요즘 수지 타산을 먼저 내세우는 일부 의사들과는 다른 입장이다.  

 

그는 참된 의사는 “먼저 대자대비의 측은지심을 내어, 영혼과 생명의 고통을 널리 구할 것을 맹서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병이 나서 고쳐달라는 사람이 있으면 직위가 높고 낮음, 돈 있고 없음, 어른과 아이, 곱거나 밉게 생긴 자,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 친척과 친우, 자기 민족과 다른 민족, 똑똑하거나 어리석은 사람 할 것 없이 다 동일하게 대해야 한다.”


若有疾厄來求救者(약유질액래구구자) 不得問其貴賤貧富,

長幼姸蚩(불득문기귀천빈부, 장유연치) 怨親善友, 華夷愚智, 普同一等(원친선우, 화이우지, 보동일등)
“이것저것 생각하지도 말며 자기에게 어떤 좋은 일이나 언짢은 일이 있어도 가리지 말며 배고픈 것, 목마른 것, 피로한 것 등을 다 참고 오직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한 가지 생각으로 달려가 환자를 구해주어야 하며, 자기가 환자를 위하여 수고하는 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勿避險巇, 晝夜, 寒暑, 肌渴, 疲勞 (물피험희, 주야, 한서, 기갈, 피로) 一心赴救, 無作功夫形迹之心(일심부구, 무작공부형역지심)

이런 의사라면 “만백성의 참된 의사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만백성의 도적이 될 것이다”이라고 그는 단언한다.


如此可爲蒼生大醫, 反此則是含靈巨賊(여차가위창생대의, 반차즉시함령거적)

이 시대의 의사들은 1400년 전, 한 노련한 의사의 충언을 한 번 더 새겨보기 바란다.


글 / 내일신문 정책팀 김규철 기자

 

   

Posted by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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