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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감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파상풍' 두려워말고 예방하세요

 

 

 

 

필자는 평소 필요한 게 있으면 만들어서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베란다에 놓인 선반이며, 책상 등 조금은 어설프지만 모두 필자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척박한 환경의 제주에선 필자처럼 이주한 이주민이라면 자급자족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다. 때문에 필자는 못과 망치, 톱 등과 친숙하게 지내고 노력중이다.

 

 

 

 

하지만 나름 공구사용이 익숙한 필자도 손가락이며 팔에 상처가 생기는 것은 피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특히 못에 찔리거나 손바닥에 나무가시가 박혀 피를 보는 날에는 '파상풍'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눈앞을 아른거린다. 인터넷만 쉽게 뒤지면 높은 치사율을 자랑한다고 경고장을 날리는 파상풍,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맞는 말이고 또 이에 대한 주의사항 등은 없는 걸까?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때로는 자극적인 내용이 즐비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파상풍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모 프로그램에서는 물어뜯은 손톱 상처 사이로 네잎클로버를 따려다 묻은 흙 속의 세균 감염으로 파상풍에 걸린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감염이 된 환자는 사망에 이르렀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이다. 과연 맞는 말일까? 현실에서는 극히 드문 이야기다.

 

 

 

통계청 통계를 근거로 우리나라 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1977년부터 1992년 사이에 총 66명의의 파상풍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사망자수는 0명이고, 1993년 이후에는 환자 발생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통계결과 파상풍으로 사항할 확률은 0.01% 미만이다. 2000~2007년 60대 이하 파상풍 사망건수 역시 0건이었고 60대 이상의 경우엔 같은 기간 80대 노인이 1~2명에 불과했다. 쉽게 말해 1년에 환자가 1~2명이 발생할 수 있는 희귀질환에 가깝다는 말이다.

 

또 최근 새누리당 문정림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파상풍 신고건수는 가장 최근인 2014년 23건에 달했지만 역시 사망건수는 제로였다. 파상풍은 보통 피부 깊숙이 칼에 찔리거나 못에 박혔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병이다.

 

 

 

파상풍은 쉽게 말해 상처 부위에서 증식한 파상풍균이 번식과 함께 생산하는 신경독소가 신경세포에 작용해 근육경련성 마비, 통(몸이 쑤시고 아픔)을 동반하는 근육수축을 일으키는 감염성질환이다. 파상풍균은 보통 흙이나 동물의 분변에 있던 파상풍균 포자가 상처부위로 들어와 생기는데 괴사조직이 있거나 나무조각, 모래 등의 이물질에서 번식이 쉽다.

 

 

 

 

또 작은 상처를 통해서나 화상, 비위생적인 수술, 동물에 물리는 경우도 모두 파상풍 감염 원인이 될 수 있다. 잠복기는 보통 3~21로 대부분 14일 이내에 발병하고 목과 턱의 근육 수축을 시작으로 입을 열지 못하거나 삼키지 못하는 마비증상으로 이어진다. 이후엔 몸통 근육 수축에 이어 발열, 오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파상풍 감염 여부는 균 배양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근전도 검사(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신로를 기록하는 검사)로 근육의 수축 기능 이상여부를 확인한다.

 

 

 

상풍은 면역 글로불린이나 항독소를 정맥 주사해 독소를 중화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페니실린(penicillin), 세팔로스포린(cephalosporin),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등의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은 물론 상처를 소독하고 괴사 조직을 제거하기도 한다. 또 근육 이완제 투여와 함께 호흡 관리 등의 적절한 증상 완화 치료가 병행되며 치료와 동시에 능동 면역(예방 접종)을 시작한다. 보통은 경련은 치료후 1~2주가 지나면 사라지지만 근육수축이나 근력저하는 1~2개월을 필요로 한다.

 

 

 

 

예방법으로는 상처부위를 소독하고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파상풍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면역력이 떨어질 경우엔 파상풍 면역글로불린의 투여나 파상풍 톡소이드(파상풍의 예방용 백신으로 파상풍균의 독소를 약화시킨 것) 접종을 해야한다. 면역유지를 위해선 10년마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항생제로 균을 죽일 수는 있지만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만큼 항생제 투여가 곧 예방책은 될 수 없다.

 

파상풍, 잘못된 지식으로 두렵기만 했지만 이제는 예방으로 간단히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글/ 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