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안와사(口眼蝸斜’)란 입과 눈이 한쪽으로 틀어져 좌우의 대칭이 어긋나며 안면 감각에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는 얼굴 표정 근육의 운동을 조절하는 안면신경이 마비되어 발생합니다. 과거 어르신들이 다듬이 돌을 베고 자거나 차가운 곳에서 잠을 자고 나면 입이 돌아간다고 하는 것이 모두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구안와사는 인구 10만 명에 20명 정도로 20-40대에 주로 발생하지만 간혹 어린아이나 임산부에게도 발생할 정도로 성별이나 연령에 무관하게 발생합니다.
구안와사의 증상은 눈과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또 안면신경은 눈물샘, 침샘, 맛을 느끼는 부분과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침과 눈물이 계속 분비되거나, 미각 신경의 마비로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 구안와사도 예방이 중요합니다. 구안와사는 육안으로 이상이 나타나기 전 전조증상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목과 어깨의 뻐근함과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안면부의 자각적인 감각이상 및 불편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기 진찰시 귀 아래쪽의 ‘예풍(翳’風)혈‘의 뭉침과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전조증상이 느껴진다면 충분한 휴식과 함께 목과 어깨의 근육을 따뜻하게 하여 안면신경의 마비 진행을 막아주어야 합니다. 특히 차가운 바람은 병의 진행을 악화시키고 고착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외출할 때에는 목도리를 두르고 나가야 하며 집에서 잠잘 때에도 창문이나 문의 반대 방향으로 얼굴을 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안와사의 한방치료는 두 과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한기를 몰아내고 얼굴 기운을 소통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치료합니다. 이후에는 약해진 몸의 기운을 보충하고 재발과 후유증을 방지하는 치료를 합니다. 특히 발병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회복이 되다가 더 이상 차도가 없는 경우 또는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되어 만성화 된 경우에는 몸의 기운을 충분히 북돋아 주어야지만 뿌리 깊은 냉기로 인한 마비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글 / 왕경석 대전헤아림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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