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멜리스’는 2003년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서 일어난 ‘여고 동창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거여동 사건은 친구의 행복에 질투심을 느낀 범인이 자신의 동창생과 그녀의 어린 두 자녀를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으로, 범인은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는 당시 범인이 왜 여고 동창생과 그녀의 아이들을 살해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바로 ‘리플리 증후군’이다. 리플리 증후군은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다. 영화는 범인이 단순히 친구의 행복을 질투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친구의 행복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해 그것을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친구를 살해한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 ‘멜리스’를 통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은 자신이 꿈꾸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으며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한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욕구가 극에 달한 상태에서 주로 발생한다. 성취 욕구는 강한데 그것을 실현시킬 능력이 없다 보니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게 되고, 심한 경우 현실을 외면한 채 자신이 원하는 가상의 세계를 믿으며 환상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망상장애로 분류하기도 한다.





리플리 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이다. 보통 거짓말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선 회피나 목소리 떨림 등 거짓말을 할 때 보이는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초기에는 사소한 거짓말이 대부분이므로 큰 문제가 없지만, 증상이 심해질 경우 사기나 절도,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용어는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가 1955년 발표한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The Talented Mr. Ripley)’에서 유래했다. 소설은 주인공 톰 리플리가 재벌 아들인 친구 디키 그린리프를 부러워하다가 그를 살해한 후 죽은 친구의 인생을 대신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후 소설과 유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견됐고, 1980년대 이후 정신병리학의 연구 대상이 되면서 새로운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리플리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현재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성취욕이 큰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욕구가 좌절될 때 현실을 부정하고 가상의 세계에 빠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변의 과도한 기대와 압박으로 인해 자존감이 낮아져 이를 해소하기 위해 거짓말을 반복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동시 합격으로 ‘천재소녀’라 불렸던 여고생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여고생은 평소 명문대 진학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낀 나머지 명문대 합격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플리 증후군은 자신이 만든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수치심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거짓임이 밝혀져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화를 내거나 상대를 설득하려고 한다. 허구의 세계에 있을 때 더 큰 행복을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치료 의지를 갖기가 어렵다. 병이라는 자각이 없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고, 완치 여부도 불분명하다.





리플리 증후군의 치료는 전문의와의 심리상담 등 정신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망상장애로 인한 리플리 증후군일 경우 항정신병 약물을 투여하고, 우울증이나 불면증이 생길 경우 그에 맞는 약물을 사용한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환자 스스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주변에서 꾸준하게 관심과 격려를 보여주는 것이다.


리플리 증후군은 한번 진행되면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평소 자존감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취미나 운동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현재의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실수나 실패에 대해 너그러운 자세를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글 / 권지희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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