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터스 투 갓(Letters To God)’은 소아암에 걸린 8살 소년 타일러의 이야기다. 투병생활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는 타일러는 친구 샘에게 학교 소식을 듣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일은 자신만의 아지트인 지붕 옆 테라스에서 매일 천국으로 보내는 편지를 쓰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편지 속에는 ‘축구를 하고 싶어요, 제가 용기 내어 뛸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는 소원부터, ‘엄마가 좀 더 웃었으면 좋겠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기쁨을 주세요’와 같이 가족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응원과 기도가 담겨 있다.
타일러의 편지를 담당하게 된 까칠한 성격의 우체부 브래디는 처음에는 천국으로 보내달라는 정체불명의 편지에 불평불만을 쏟아내지만, 이내 타일러의 순수하고 밝은 성격에 점차 마음을 열며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쌓아간다. 영화는 타일러가 천국으로 보내는 편지와 그로 인해 삶의 희망을 발견하고 변화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스틸컷>
영화 ‘레터스 투 갓’은 실존인물인 타일러 더그티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영화의 각본과 공동 연출을 맡은 패트릭 더그티 감독의 실제 아들이 그 주인공이다. 감독은 시나리오 집필을 끝낸 후에 자신의 아들이 남긴 편지를 발견했는데, 그 편지도 영화처럼 ‘신에게(To. God)’라는 주소가 적혀 있었다. 감독은 ‘이 영화의 탄생은 운명’이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 ‘레터스 투 갓’ 개봉과 함께 관심이 높아진 소아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소아암은 어린아이에게 생기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성인의 경우 위나 폐, 간 등에 암이 발병하는 반면, 장기가 완전히 성장하기 전인 어린아이들은 혈액암과 고형종양이 주로 나타난다.
혈액암은 혈액세포에 악성종양이 생겨 증식하는 질환으로, 백혈병이 가장 대표적이다. 백혈병은 전체 소아암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 고형종양은 세포의 일부가 악성종양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소아의 경우 신경아세포종, 악성림프종, 뇌종양, 망막아세포종, 간모세포종, 골육종 등이 주로 발견된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따르면 소아암은 매년 1000명에서 1200명 정도가 새로 소아암 진단을 받고 있다. 주로 4~5세 이하에서 발병하며 청소년기에 정점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소아암 진료인원은 2010년 약 1만2000명에서 2014년 약 1만4000명으로 13퍼센트 증가했다. 2014년 현재 소아암 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10~14세이며, 최근 5년간 소아암 진료인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15~17세로 조사됐다.
소아암의 발병원인은 현재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에 노출되거나 특정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등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이 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인에게 생기는 암과 달리 소아암은 환경적 요인에 의한 발병이 극히 드물다. 유전적인 원인도 찾아보기 어렵다. 일례로 급성백혈병 환자의 대다수가 가족력이 없고, 백혈병이 유전질환이라는 증거 역시 현재까지 없다.
소아암은 조기발견이 쉽지 않다. 성인과 달리 건강검진 등을 통해 암을 발견할 기회가 거의 없고, 혈액이나 세포 등에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성장도 빨라 암이 상당히 진행된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성인 암과 비교해 완치율이 높다는 것이다. 성인 암의 치료 성공률은 약 40퍼센트 정도인 반면, 소아암은 평균 완치율이 70~80퍼센트에 달한다. 급성백혈병은 치료 성공률이 매우 높아 생존율이 80~90퍼센트에 이른다. 치료 기간도 평균 2~3년 남짓이다. 따라서 소아암의 일반적인 징후가 나타나면 곧바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한 소아암의 일반적인 징후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안색이 창백하고 빈혈이 지속되며 피가 잘 멎지 않고 멍이 잘 없어지지 않는다. 둘째,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 3주 이상 지속된다. 셋째, 신체 각 부위에서 통증이 3주 이상 지속된다. 넷째, 지속적으로 두통과 구토가 나타나고 특히 새벽에 증상이 심해진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장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소아암의 치료는 성인 암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소아암은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발견과 동시에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아암의 경우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인이 된 이후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 운동에 소홀하기 때문에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높다. 따라서 소아암은 치료가 끝난 뒤에도 정기적인 검진과 운동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글 / 권지희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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