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스펙’이라는 말이 일상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취업이나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 회사나 학교가 원하는 조건과 기준을 일컫는 말이다. 이 단어를 몰랐던 시절에는 과연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이제는 이 단어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스펙을 외칠수록 우리의 정신건강은 황폐해 지고 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산업화 사회 이후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외적 조건’에 민감해 지게 되었다. 좋은 물건, 많이 팔리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한 논리였다. 그런데 이 조건이 사람들에게 적용되기 시작했다. 기업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뽑기 위해서 또한 어쩔 수 없었다. 소위 좋은 학교와 뛰어난 영어 성적, 게다가 훤칠한 외모 등 여러 조건을 통해 사람을 선발하게 되었다.



 

회사나 학교야 그렇다고 치자. 이제는 친구를 사귈 때도, 연인을 만날 때도 스펙을 따지는 시대가 되었다. 얼마나 잘 사는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를 중심으로 친구를 사귀고 연인을 만든다. 결혼정보회사가 설립 된 이후 이런 스펙 중심의 사람 고르기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연봉을 받으며, 준수한 외모나 명품을 걸치는 등 외적 조건을 충족시키면 과연 우리의 삶은 행복할까? 또 연인 관계에서도 상대방의 외적 조건을 중요시 여겨서 소위 조건 좋은 사람을 만나면 연애 만족도가 높을까?

 

이를 알기 위해서 김경미, 류승아, 최인철 연구팀은 19세에서 37세 사이의 136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알고자 자신과 연인의 장점을 적어보도록 했고, 이를 내적 조건과 외적 조건으로 구분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행복한지를 조사했고, 연애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행복감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신의 내적 가치였다. 둘 사이에는 정적 상관이 있었는데, 즉 자신의 내면에 가치를 많이 둘수록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외적 가치나 연인의 내외적 가치와는 무관했다. 그렇다면 연애 만족도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연인의 조건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연인의 장점을 외적 조건에서 찾을수록 연애 만족도가 떨어졌고, 내적 조건에서 찾을수록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외적 조건이 좋아질수록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좋은 학교와 좋은 직장을 인생의 목표로 삼기도 한다. 또 소위 조건 좋은 이성을 찾아 헤맨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서는 행복과 자신의 외적 조건은 무관하며, 연인의 조건도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 만족도 역시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다. 외적 가치에 중요성을 두는 사람일수록 연애 만족도가 떨어졌으니 말이다.

 

 


 

이 외의 다른 연구 결과도 비슷하다. 외적 조건에 치중할 때 개인의 행복이나 삶의 만족은 낮아지고,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 문제는 높아지는 반면 내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 이와 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이 연구는 실험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인과적으로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으나 확실한 사실은 사람을 마치 사고파는 물건, 쓸모없어지면 버리는 물건처럼 외적 조건만으로 판단하고 평가하고 관계를 단절해 버리면 상처를 입게 되고, 이는 자신의 행복이나 연애 만족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지금 펜을 들고 자신과 내 주변 사람들의 장점을 적어보고, 내적 조건과 외적 조건으로 구분해 보자. 그리고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내적 장점이 무엇인지 계속 찾아보면서 내면을 가꿔 보자. 우리의 관심이 외적 조건, 즉 스펙보다는 내면을 가꾸는 것에 기울어질수록 내 삶도,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보다 행복하고 만족하게 될 것이다.

 

 

글/ 심리학 칼럼니스트 누다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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