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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취미

심리적 허기를 채우다 현대인의 병 '음식중독'

 

 


 

오늘도 스트레스를 참지못해 냉장고 문을 열지는 않았나? 필자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때면 왠지 모르게 허기를 느끼고 고칼로리의 음식을 통해 위안을 받고는 한다. 특히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치킨과 맥주의 조합은 필자 역시 가장 손쉽게 애용하는 스트레스 해소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식습관은 짐작했겠지만 결국 음식중독으로 빠지는 지름길일 뿐이다. 허기진 마음을 달래는 고칼로리 음식은 결국 건강을 해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셈이다.


 

잇달아 서점가를 강타한 '음식중독'이라는 책은 물론 최근 한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음식중독'의 사례는 비단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방송에 소개된 30대 주부 A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녀는 결혼 전 55kg의 비교적 날씬한 몸에서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거쳐 75kg까지 몸이 불어났다. 다이어트를 하기위해 운동을 하지만 그녀가 해결하지 못한 최대의 적이 있었으니 바로 음식이었다.

 

 


 

그녀는 운동을 마친 뒤 곧바로 지인들과 식당을 찾아 외식을 하고는 뒤이어 커피숍에서 달콤한 커피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했다. 또 귀가길 아이들의 달콤한 간식거리는 때때로 그녀를 달래주는 위로가 되면서 그녀는 매일매일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다시 음식으로 그 스트레스를 푸는 일을 반복한다.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경우를 바로 심리적 허기라고 말한다. 특히 현대인들의 뇌 상태는 번아웃(burn out)으로 하얗게 소진된 상태라고 진단한다.


 


 

이는 곳 무언가를 채우고 싶다는 욕망으로 변해 쾌락을 추구하게 되고 달거나 고칼로리의 음식을 먹는 것으로 푸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결국 식욕은 쾌락의 중추와 맞물려있다. 또 식욕은 포만감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허기도 함께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점점 더 달고 점점 더 고칼로리의 음식에 손이 가게 된다.


 

 

필자도 해당되는 사례지만 살이 찌는 게 불편하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기름진 음식과 삽겹살에 소주를 찾고는 한다. 때론 살 좀 빼라는 가족들의 잔소리를 피해 남모르게 음식에 더 집착을 보이거나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때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사실 이러한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 타임즈는 관상동맥의 콜레스테롤 침착은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알츠하이머 환자의 두뇌 신경세포를 파괴시킨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방을 과잉섭취하게 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심혈관 뇌혈관 질환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험결과 뇌는 지방음식을 통해 반응을 보였는데 이때 쾌락 중추반응을 일으키는 도파민이란 물질이 분비되는 것을 확인했다. 도파민은 담배나 마약처럼 쾌락 중추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음식 역시 인간에게 중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앞서 쥐 실험에서도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먹은 쥐는 고통을 가하더라도 계속 먹는 패턴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1990년대에는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물질이 발견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 물질은 지방이 체내에 콜레스테롤로 흡수된 뒤 여러 물질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대마의 일종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인간은 단맛, 쓴맛, 짠맛과 달리 지방의 맛은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단맛에 더 둔감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결국 지방함유가 높은 음식에 무방비 노출되면 단맛에 둔감해지기 마련인데 이때 몸은 급격하게 혈당이 상승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혈당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고 이때 식욕이 자극돼 더 많이 먹게 된다. 그러면 혈당은 다시 급격히 떨어지고 저혈당 효과로 다시 식욕이 자극돼 더욱 더 먹게 되는 악순환만 반복된다.


 

 

현대인은 빨리빨리 간편함에 익숙해 있다. 집밖에 몇 십미터만 걸어 나가도 화려한 간판의 편의점이 즐비하다. 이때 대부분의 식품은 가공식품이고 고칼로리의 음식이다. 특히 라면은 하루 포화지방의 권장량에 50%가 넘지만 사람들은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개의치 않는다.

 

 


 

이러한 가공식품은 사람들을 더 자극시키고 사람들은 익숙함에 다시 더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악순환만 반복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절에 맞는 식재료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하루 10분의 사색이나 걷기 등을 통해 뇌를 쉬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 자극적인 음식에서 점점 더 멀게 하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고 제시한다.

 

 


 

영양학 적으로도 식사 때는 먼저 채소 등 생식과 조리식품을 중심으로 먼저 섭취를 하고 과일-콩류-씨앗-견과류-곡물-감자-달걀-유제품-쇠고기-치즈-가공식품 등의 순서로 영양밀도를 생각해 섭취해야 한다. 결국 우리 선조들이 먹던 밥상을 되돌아본다면 쉽게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

 

 

 


글 /  김지환 자유기고가(전 청년의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