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연금 가입내역 안내서를 받았다. 내가 국민연금에 가입한 것은 1988년 1월 1일. 최초 가입자다. 지금까지 335개월을 부은 것으로 나와 있다. 만 60세까지 385개월을 납부한 뒤 받을 수 있는 연금은 1496000원(현재 가치). 150만원이 채 안되는 셈이다. 앞으로 50개월을 더 부어야 한다.
그리고 만 62세(2022년 4월) 다음 달부터 연금을 지급받는다. 향후 소득과 물가 상승에 따른 미래가치 예상연금월액은 1850000원 이었다. 연금을 받는 시점의 예상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수입은 이것이 전부인데 생활비에도 부족할 터. 수입을 보충해야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아내에게 하는 말이 있다. "내가 70까지는 현역 생활을 할 테니까 큰 걱정을 하지 말라." 물론 내 생각이다. 경제활동 나이를 70으로 잡은 것이다.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모든 여건이 맞아야 가능하다. 무엇보다 건강해야 현역을 유지할 수 있다. 새벽마다 열심히 걷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자생활도 그때까지 했으면 좋겠다. 글쓰기와 취재는 나의 천직이다. 대학 강의도 마찬가지. 영원한 현역을 꿈꾼다고 할까.
얼마 전 기사다. 뉴욕타임스가 식자재 배달사업도 한단다. 생뚱 맞은 소식 같지만 사실이다. 신문사가 유통업에 뛰어든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고의 권위지다. 왜 그럴까. 돈 되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다. 신문이 사양산업이 된지 오래다. 광고수입도 줄고, 판매수입도 형편 없다. 오히려 버티는게 신기할 정도다.
신문을 보지 않는 것은 전 세계가 비슷한 현상. 우리나라 신문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수익원을 발굴하기가 쉽지 않다. 신문사는 대기업에 비하면 하꼬방 수준. 경영이라고 할 것도 없다. 구멍가게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니 직원 대우도 대기업에 훨씬 못 미친다. 내가 1986년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신문사 월급이 일반 대기업의 2배 정도 됐다. 그래서 친구들의 부러움도 샀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역전됐다. 지금은 대기업과 차이가 많이 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처지다. 신문사가 돈을 잘 벌지 못하니 대우를 잘해 줄 수 없다. 그래도 천직이려니 하고 다닌다. 오늘의 나와, 우리 가족을 있게 해준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난 솔직히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벌어놓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당장 내일 죽음이 닥친다 해도 무섭지 않다. 마음을 비운 뒤로 생긴 변화다. 그러다보니 아쉬운 것도, 두려운 것도 없다. 다만 건강은 챙긴다. 죽는 날까지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행복한 삶의 첫 번째 요소도 건강이다. 아무리 돈이 많은들 몸이 아프면 소용 없다. 건강해야 돈도 쓸 수 있는 것. 몸이 성하면 무슨 일인들 못하랴.
70까지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내 목표도 70까지 현역으로 뛰는 것. 물론 내 마음대로 되진 않는다. 오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젊은 사람 못지 않은 열정과 건강을 유지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는가. 나이 먹었다고 뒤로 물러서면 안 된다. 그럼 뒷방 노인네 취급을 받는다. 나이 들수록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몇 달 전의 일이다. 뜻밖의 비보를 들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모셨던 김성호 전 주필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것. 원래 TBC, 중앙일보 출신. 중앙일보에서 정년퇴직한 뒤 문화일보를 거쳐 파이낸셜뉴스에 오셨었다. 영원한 현역으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했다. 기자생활만 50년 가까이 하셨다.
우리 논설위원들이 돌아가시기 두 달 전쯤 광화문에 나가 저녁을 함께 했었다. 당시도 굉장히 건강해 보이셨다. 적어도 백수를 누리리라 생각했다. 아들은 없고, 딸만 셋을 두셨다. 가정도 다복했다. 그리고 독실한 크리스찬. 성가대 활동도 열심히 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별히 편찮으신 데도 없었다.
왜 돌아가셨는지 궁금하다. 내가 어떻게 될 지는 세상 누구도 모른다.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다.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서 만난 '나눔모임' 회원들과도 같은 얘기를 했다. 인생 80이라도 해도 길지 않다. 금세 시간이 지나간다. 살아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 할 일을 뒤로 미루면 안 된다. 나의 생활신조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을 중시한다. 내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최선을 다하면 내일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글 / 오풍연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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