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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맞춤형

초6ㆍ중1 여학생, 자궁경부암 백신






6월 중순부터 초경을 전후한 여성 청소년들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방문해 전문 의료인과 1대 1로 성장발달 상태와 월경 관련 증상 등 사춘기 건강과 관련된 상담을 진행한 뒤 예방접종을 받는 식이다. 보건복지부의 ‘건강여성 첫걸음 클리닉’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건강상담과 예방접종은 2003년 1월 1일부터 2004년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난 여성 청소년이 대상이다.





초경을 전후한 청소년기는 여성 건강 보호에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서비스가 없었다. 이번 건강상담으로 사춘기로 접어든 여성 청소년들이 신체적, 심리적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그 동안 접종비 부담으로 꺼려 했던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도 적극 권장하겠다는 게 보건당국의 계획이다. 서비스 시작 일자는 보건당국이 6월 초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시행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춘기 여학생의 약 59%가 초등학교 6학년 이전에 생리를 시작하고,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의 약 4.6%는 이미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초경을 전후한 시기의 여학생들은 신체적, 정서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지만, 전문적인 건강지식을 얻거나 의료상담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그 동안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 건강상담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서비스 시작 일자와 가능한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nip.cdc.go.kr)나 보건호 홈페이지 등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고, 각 학교에서 가정으로 배포하는 가정통신문을 통해서도 안내받을 수 있다. 서비스가 시작되면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찾아가 먼저 상담에 필요한 체크리스트와 예진표를 작성한다. 이를 토대로 의료진과 상담을 진행한 뒤 예방접종을 하고 20~30분 정도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한 뒤 귀가하면 된다. 이후 6개월 뒤 다시 한번 건강상담과 2차 예방접종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만약 이번 서비스 시작 전에 자궁경부암 1차 예방접종을 이미 했다면 1차 접종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뒤 건강상담과 2차 접종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이런 경우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 가기 전 1차 접종 기록이 전산으로 등록돼 있는지를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를 통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1차 때 맞은 백신과 같은 백신을 맞기 위해서다. 만약 접종 기록이 등록돼 있지 않다면 접종을 했던 의료기관에 전산 등록을 요청하거나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아 관할 보건소에 등록을 요청해야 한다.





다른 암과 달리 자궁경부암은 백신이 개발돼 있어 백신 접종을 하면 70%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한 회 접종에 15만~18만원, 2회 모두 접종하는데 30만~26만원을 내야 했던 부담 등 때문에 청소년을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접종을 꺼려했던 게 사실이다. 보건당국은 이번 서비스로 이 같은 부담이 사라지면서 향후 예방접종률 향상과 자궁경부암 발생률 감소 같은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보건당국은 자궁경부암에 대해 올해부터 20세 이상 여성을 국가 무료검진 대상에 포함시켰다. 지난해까지는 30대 이상만 무료검진이 가능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20세 이상 여성도 2년 주기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본격적으로 암으로 발전하기 이전인 ‘전암’ 단계가 7~20년 지속되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기 시작하면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일찍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높은 암이기도 하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에 해당하는 경부에 사람유두종바이러스가 감염돼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전 세계 여성암 중 발병률 2위를 차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1~2015년)간 국내에서 매년 평균 약 5만4,000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 자궁경부암 총 진료비는 지난해 기준 약 856억원으로 5년 전에 비해 7.0% 늘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1.7%로 나타났다.







자궁경부암은 30세 이후부터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국내 진료 인원의 대부분(2015년 96.1%)이 30세 이상이다. 그러나 30세 미만 환자도 해마다 2,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당국이 청소년 예방접종과 20대 무료검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에 감염됐을 때는 질 분비물이 눈에 띄게 늘거나 질에서 출혈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병이 더 진행될수록 암이 주위 장기로까지 퍼지면서 혈뇨, 직장출혈, 허리나 다리 통증 같은 증상이 추가되기도 한다.



글 / 김소형 한국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