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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취미

서로를 아껴주고 배려하는 수상한 부자지간

  이정백 과장에게는 아버지가 한 분 더 있다. 바로 천운경 할아버지다. 건강보험료를 조정하기 위해 찾아온

  천운경 할아버지가 혼자 사시는 것을 알면서 자주 전화하고, 찾아뵈며 누구보다 끈끈한 부자(父子)의 연을

  이어오고 있는 두 사람의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2년 전인 2008년 봄, 천운경 씨는 건강보험료를 조정하기 위해 고양지사를 직접 찾았다. 공공기관 방문이 부담되고 절차를 잘 몰랐던 천운경 씨는 긴장까지 되어 이 과장을 만났다.

 


민원업무를 맡고 있던 이정백 과장은 70세를 훌쩍 넘긴 천운경 씨가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차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고양지사를 찾아온 것만으로 도 괜히 죄송했다. 그리고 관련 서류를 다시 작성해서 오면 건강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어르신 주소를 보니 저희 집과 어르신 댁이 아주 가까웠어요. 다음부터 궁금한 것이 있으시면 직접 오시지 말고 저에게 연락하면  ‘제가 직접 찾아뵐게요’ 라고 말씀드렸죠.”

천운경 씨는 자식들이 있지만 홀로 사는 것이 편해 혼자 살고 있었다. 이런 사연을 알게 된 이정백 과장은 그 후로 자주 전화를 드려 안부전화를 드리고,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찾아가곤 했다. 천운경씨가 바깥나들이로 만나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그 마음은 고스란히 천운경 씨에게 전달되곤 했다.


“부모님이 지방에 계셔서 자주 찾아뵙지 못 했는데 어르신이 마치 부모님처럼 느껴졌어요.”


“저도 이정백 과장이 마치 친아들 같아요. 요즘같은 세상에 누가 남을 이렇게 챙겨주겠어요. 일하느라 바쁠 텐데도 전화하고, 찾아와줘서 고마울 따름이죠.”

 

 

어려운 분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드리고 싶어요


이정백 과장의 친절함은 일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그는 일을 하면서 지키는 한 가지 철칙이 있다. 바로 고객을 상대할 때‘규정이 아닌 마치 내 형제, 가족이 온 것처럼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다.

 

 한 고객은 “이렇게 감사한 마음을 받은 적이 없어요.” 라며 무엇인가가 싸인 종이를 놓고 갔다.

 

“종이를 펴 보니 목걸이와 귀걸이가 있었어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드릴 것은 없어서 목걸이와 귀걸이를 놓고 간다는 거예요.  마음은 감사하지만 받을 수 없었죠. 나가는 그 분을 뒤쫓아 돌려드린 적이 있어요.”


이런 이정백 과장의 친절함은 경인지역본부의 ‘친절사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그는 남다른 특기가 있다. 표정만 봐도 웃기는 익살스런 모습과 재치 있는 말솜씨, 상대방을 즐겁게 해주는 탁월한 유머감각과 레크레이션 자격증 소유, 봉사활동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배운 마술 등을 특기로 공단의 교육과 행사 등에서 행복한 웃음을 더하는 국내 최초 공공기관 전문 MC로 활동하고 있으며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수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정백 과장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 공연이 있다. 화상환자 위문공연을 위해 한 병원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데, 온 몸에 붕대를 감은 아이를 안고 있는 한 보호자가 공연 도중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이정백 과장 역시 진행을 하지 못하고 보호자, 환자와 함께 울었다.


“어려움을 안고 계신 분을 위해 함께 울어주고, 웃어주는 것이 공단 직원으로서 해야 할 사명감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소외계층을 찾아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데 큰 보람을 느낍니다. 만나는 분들마다 건강보험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잊지 않고요.”

 

이정백 과장은 천운경 씨의 손을 잡았다.

아플 때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보다 건강할 때 웃음과 감동을 주는 것이 건강보험의 고유 목적이라고 말하는 이정백 과장은 천운경 어르신에게 더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며 식사와 건강을 꼭 챙기라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글 / 장애란 , 사진/ 장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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