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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취미

역사와 문화에 애정이 가득한 문화유적 해설사

  “송파의 문화유적에 대해 설명해 드립니다!”

 
  오랫동안 직장, 학교, 가정에서 일해 온 고창석, 최화자, 구자성 어르신은 송파구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
  하고 있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애정으로 노후 시간을 어느 누구보다 보람차게 보내는 어르신들을 만나
  보다.

 

학생, 일반인들에게 우리의 문화 유적 설명


푸릇푸릇 올라온 잔디가 있는 송파, 석촌고분 정문에 어르신 세 분이 문화해설을 위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10분이 지났을까. 어르신들께 문화유설을 듣고 싶다고 요청한 방이초등학교 학생들이 석촌고분에 도착했다.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한 어르신들은 고분으로 향했다.


“풍납토성은 백제의 도성으로 추정하고 있어요. 석촌고분에는 8개의 무덤이 있는데, 그 중 적석총은 제 13대 왕인 근초고왕의 무덤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근초고왕은 왕권강화와 정복 사업을 통해 고대국가의 기반을 확립한 왕으로, 적석총은 다른 무덤에 비해 규모가 매우 큽니다. 돌로만 쌓은 것이 특징이죠.”


학생들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고창석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집중하여 듣는다. 미리 준비해 온 수첩에 열심히 적는 학생도 보인다고 어르신은 설명 중에 가끔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하고, 학생들 역
시 궁금한 사항을 여쭤본다.


방이초등학교 이명지 교사는“근처에 석촌고분이 있어도 잘 오지 않았어요.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다녀도 현장에 대해 공부하거나 설명을 들은 적이 없는데, 문화유적 해설 어르신을 통해 전문적인 설명을 듣게 되어 저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문화재에 대해 오늘 많이 알게 될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정년퇴직 후 찾은 보람된 나의 직업

고창석, 최화자, 구자성 어르신은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기 전 회사원, 주부, 교사로 지내왔다. 고창석 어르신은


“35년 동안 회사를 다니다 퇴직한 후 일 년 정도 여행하고 쉬니 무척 답답하고 지루했어요. 나에게 맞는 일자리가 없을까 찾았는데 단순한 일자리밖에 없더라고요. 마침 인터넷에 문화해설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봤는데 호기심도 생기고 자신도 있었어요. ”라며 시작하게 된 동기를 이야기했다.


구자성 어르신 역시 38년 동안 교직생활을 정년퇴임한 후 역사에 관심이 많고, 남을 가르치는 봉사를 찾다 시작하게 되었고, 최화자 어르신은 남편이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도전하였다.


“남편이 문화해설사로 저보다 1년 먼저 활동했어요. 집에서 열심히 역사를 공부하고, 문화 답사를 다니는 모습이 굉장히 좋아보이더라고요. 저도 아이들에게 역사 인식을 키워주고 싶어 문화유적 해설을 시작하게 되었죠.”


어르신들은 송파구의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국사편찬위원회 등 교수진에게 30시간 이론 교육을 받았다. 공주며 부여, 익산 등 문화유산이 많은 지역과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를 답사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갔다.


처음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 공부도 많이 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역사와 유적에 관해 찾아보고,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역사 관련 책도 많이 봤다고. 어르신들끼리 서로 역사에 관한 좋은 자료가 있으면 정보를 공유하곤 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문화유적 해설사로 활동 예정

문화유적 해설을 하다보면 집중하지 않는 학생도 있지만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하여 집중적으로 듣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하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함께 호흡하며 문화유적에 대해 설명하면 다시 젊어지는 기분이 들고, 즐거워요. 요즘 어린이나 학생들에게 국사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역사에 대한 가치관이 잘 이뤄지면 나라를 위한 마음도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어르신들은 요즘 학생들이 영어와 수학 같은 과목만 공부하지 국사는 등한시하는 것 같다며 학생들에 대한 역사 교육이 강화해야 된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고창석 어르신은 “역사를 공부하다보니 무척 매력 있는 학문이에요. 저 역시 예전에는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었어요. 국가의 정통성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역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근처에서 40년 가까이 살았는데 처음에는 고분인 줄도 몰랐어요. 그때 알아서 사진을 찍었으면 ‘요즘 유용하게 쓰였을 텐데…’ 라는생각이 들어요.”라며 웃는다.


어르신들은 문화유적해설사로 활동하면서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이 좋아졌다고 한다. 일부러 집에서 석촌고분이나 유적지까지 걸어가고, 해설을 하면서 몇 시간 다니다보니 자연스레 건강해졌다고.

최화자, 구자성 어르신은 역사와 문화에 대해 더 공부해서 유적에 대해 알고 싶은 시민, 외국인들에게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해설을 하고 싶다고 밝혔고, 고창석 어르신은 “역사 관련 학과로 학사편입을 하여 공부를 더하고 싶은 욕심이 든다.”며 다시 문화유적 해설을 위해 정문으로 향했다.

 

글 김지영/ 사진 도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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