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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건강을 위해 과일 및 채소 얼마나 먹으면 좋을까?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루 한 번 샐러드를 가볍게 먹거나 채소 반찬을 몇 젓가락 먹는 것만으로는 건강 증진 효과를 보기 어렵다. 충분한 양을 섭취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심장질환과 암, 당뇨, 비만 등을 예방하려면 하루에 적어도 400g의 채소와 과일을 먹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 권고는 영국과 미국 등에서 ‘하루 5인분’ 캠페인으로 발전했다. 채소와 과일을 하루 5인분은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밥그릇 용량의 샐러드나 바나나 1개, 사과 1개, 성인 주먹 크기의 포도 등이 1인분에 해당한다.



최근 국제역학회의 학술지인 국제역학회지에는 하루 400g이 아니라 800g, 즉 10인분을 먹으면 건강에 더 이롭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국립 노르웨이 지역보건청과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의 연구진들이 과일·채소 섭취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논문 95개를 메타 분석한 결과 하루 과일·채소 섭취량을 800g까지 늘릴 경우 각종 만성질환과 조기 사망의 위험을 낮출 수 있고, 600g까지 먹을 경우에는 암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보다 많은 양의 과일·채소를 먹어도 800g을 먹을 때와 질환 발생률은 큰 차이가 없었다.



분석 내용을 자세히 보면, 하루 과일·채소 섭취량을 200g씩 늘려 800g(암은 600g)에 이를 때까지 관동맥성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은 8%, 뇌졸중 발생 위험 16%, 암 발생 위험 3%, 사망 위험은 10%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2013년 전 세계에서 조기 사망한 560만 명은 하루 과일·채소 섭취량이 500g 미만이었으며, 과일·채소를 하루 800g 섭취할 경우 780만 명의 사람들이 조기 사망을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하루 5인분(400g)의 채소·과일도 챙겨 먹지 못하는 상황에, 10인분(800g)을 먹는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잉글랜드 공중보건’의 앨리슨 테드스톤 박사는 BBC방송 인터뷰에서 “하루 5인분을 먹는 것도 이상적인 목표”라며 “이보다 더 많은 과일과 채소를 먹으라고 정부가 시민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하루 10인분을 먹겠다며 과일과 채소를 억지로 먹다가 머지않아 포기하는 것보다는, 각자 할 수 있는 선에서 지속해서 충분히 섭취하는 게 건강을 위해 더 낫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과일과 채소를 끼니마다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많이 먹는 요령은 무엇일까.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아침에 밥 대용으로 시리얼이나 요거트를 먹는다면 베리류 한 줌을 넣거나 바나나를 썰어 넣어 함께 먹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100% 생과일주스 한 컵(150㎖)을 마신다거나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한꺼번에 갈아 만든 스무디를 먹는 것도 좋다. 



점심과 저녁에는 채소(감자 제외)가 하나라도 더 들어간 식단을 선택한다. 직접 만들어 먹는 경우에는 재료에 채소를 추가한다. 


가령 미트소스 파스타를 만들어 먹는다면 당근을 잘게 다져 소스에 넣는 것이다. 익히지 않은 당근과 오이를 반찬처럼 함께 먹어도 섭취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후식으로는 커피 대신에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생과일주스 또는 채소와 과일을 갈아 만든 스무디를 마시도록 노력한다. 


단 음식이나 간식이 먹고 싶을 때는 과자류보다 과일을 먹도록 한다. 과일을 작은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휴대해 출근하거나 외출하면 낮에 편리하게 챙겨 먹을 수 있다. 


당근이나 오이를 손가락 길이로 잘라 휴대해도 간식으로 먹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