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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박쥐에 물려 공수병 감염





박쥐로부터 공수병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캐나다에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보건당국은 지난 5월 밴쿠버섬 토피노에서 박쥐와 접촉한 21세 남성 닉 메이저가 공수병으로 사망했다고 715일 밝혔다. 그는 5박쥐 접촉 후 6주 만에 증상을 보이기 시작713일 밴쿠버 세인트 폴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광견병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공수병은 광견병 바이러스에 의해 뇌염, 신경증상 등 중추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며 대부분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근육통, 전신 쇠약감 등과 함께 물을 무서워하고 침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광견병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이 광견병에 감염된 개에 물려 발병하는 일이 과거엔 흔했다. 하지만 백신이 널리 보급되며 반려견의 광견병이나 개를 매개로 한 사람의 감염 모두 보기 어려울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광견병 바이러스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캐나다 환자 발생 사례는 야생동물에 의한 공수병 감염 위험을 환기시킨다



애초에 공수병의 감염 경로가 너구리, 오소리, 여우, 스컹크, 박쥐 등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이 개, , 고양이 등 가축을 물고, 감염된 가축이 다시 사람을 물거나 할퀴어서 발병한다. 물리거나 할퀸 상처에 타액에 있는 광견병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감염이 된다.

 

게다가, 사망한 메이저는 대낮에 박쥐가 날아와 손에 부딪히는 가벼운 접촉으로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보건당국은 극히 사소한 상처도 공수병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공수병은 60년대까지 매년 100여 명씩 사망할 정도로 흔한 감염질환이었으나 백신 보급으로 점차 줄어 80년대 중반 이후 종식됐다가 1999년에서 2004년 사이 다시 6명의 사망 환자가 발생했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에 의해 공수병에 감염될 위험은 거의 없지만, 야생동물이나 유기견 등에 노출됐다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사망에 이르렀다.


캐나다도 마찬가지로 개에 의한 공수병 발병은 없지만 이번 사례처럼 박쥐, 너구리, 라쿤과 같은 야생동물이 감염원으로 남아 있다.



위험은 극히 낮지만 공수병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동굴탐험이나 캠핑야외활동 시 야생동물에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려동물과 가축에 대한 백신접종도 필수다. 만약 야생동물에 의해 상처가 났다면 비누로 깨끗이 씻은 뒤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공수병은 국내에서 제3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 있고, 수의사나 연구원 등 고위험군에게만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공수병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며 매년 55,000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의 95%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