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고있는 필자가 깨끗한 바닷가를 거닐때 마다 눈에 띄는 특별한 동물 하나가 있다.
흐느적 거리는 달팽이 모양에 더듬이까지 갖춰 마치 토끼처럼 생긴 '군소'이다. 영어명으로 see hare로 일명 '바다토끼'. 모양은 비록 토끼를 닮았을지 모르지만 그 효능만큼은 훌륭한 바다 보약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노벨상 안긴 군소
노벨상에 기여한 동물이라고 하면 믿을까? 실제로 군소는 지난 2000년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 컬럼비아대 에릭 켄덜 교수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켄덜 교수는 군소의 신경세포가 크고 신경망이 간단해서 신경 연구에 적합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치료에 효과적인 군소
뿐만 아니다. 군소는 상처나 염증 치료에 좋은 효과를 지녔는데 한 화장품 업체에선 이러한 군소의 염증치료, 피부재생 능력을 높이 사 기능성 화장품으로 출시하는 도전을 시작했다.
특히 군소는 9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피부보습이나 주름 개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소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도 소개가 될 만큼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초장을 찍어 먹거나 꼬치나 산적을 만들어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올리곤 했다.
반면 중국에선 염증 치료제로 활용하는 한편 외국의 선원들은 군소에서 나온 체액으로 옷을 염색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군소와 관련된 논문을 살펴보면 군소의 발효물은 항산화, 항염, 항알러지 기능성이 있고 군소에 포함된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이라는 성분이 부작용이 없는 항암 효과를 가져 암치료에도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목되는 점은 평소 폐기되는 군소부산물인 내장이 특히 암 예방효과에 좋다는 점이다.
실험결과 국소내장을 간암, 유방암, 대장암, 피부암 세포에 섞은 결과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확인했으며, 특히 피부암에서 유의미적 결과가 나왔다.
생김새가 비호감일지는 모르지만 바다의 보약이라고 불릴 만큼 큰 효능을 지닌 셈이다.
군소 요리 어렵지 않아요
군소는 해조류를 갉아 먹는 초식자로 성장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때문에 물온도가 높은 시기 한두달 사이에는 두 배 이상의 성장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끓은 물에 넣고 데치면 금새 쪼그라들어 실망할 수도 있다. 30~40cm의 큰 군소를 삶으면 10cm내외로 크게 줄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어보면 또 다르다. 우선 데치기 전엔 반드시 독소 우려가 있는 내장을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
또 보라색 색소를 깨끗하게 씻어주면 된다. 군소 자체에서도 물이 나오기 때문에 많은 물은 끓일 필요가 없다.
군소 내장을 끓이더라도 독소가 남아있기 때문에 자칫 끓인 다음에 내장을 제거하더라도 복통 및 설사, 고열 등으로 병원신세를 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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