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벤다졸’이란 약이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강아지 구충제로 사람이 복용하는 약은 아니다. 개나 고양이의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및 내부기생충 감염을 예방하는 치료제로 허가돼 사용되고 있다. 소나 말, 양, 염소와 같은 산업동물용으로도 생산되지만 사람이 복용하는 약제로 개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SNS를 중심으로 펜벤다졸로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외국 사례들이 공유되면서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강아지 구충제에 들어있는 펜벤다졸이라는 성분이 암을 낫게 한다는 소문 때문이다.
이 소문의 출처는 한 유튜브 영상인데, 이 영상에는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해 말기 암을 치료했다는 미국 환자 사례가 소개됐다. 이 60대 남성은 소세포폐암 진단을 받고 암세포가 전신에 퍼져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펜벤다졸 복용 3개월 뒤 암세포가 사라졌다고 동영상은 전하고 있다. 조회수는 170만을 훌쩍 넘어서면서 암 환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런 소문이 확산되면서 동물 의약품을 취급하는 약국에서 강아지 구충제가 동이 나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구충제의 주성분인 펜벤다졸이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아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말기 암 환자의 경우 체력이 저하된 상태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나면 치명적이다. 하지만 말기 암 환자들은 항암제도 부작용이 있고, 일말의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며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약사회 역시 펜벤다졸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범혈구감소증과 같이 생명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보인 사례도 있다며 섣부른 복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의사회도 나서서 동물 진료 없이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처방 목적으로만 의약품을 판매해야 하는데, 동물용의약품으로 개발된 구충제를 사람이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부작용 사례에 대한 충분한 보고가 없고, 임상실험도 진행되지 않은 약품이므로 섣불리 사용해선 안 된다. 약을 복용할 때는 의료진의 복약 지도를 따르는 것이 부작용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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