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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생활

영화 속 건강 2 패치 아담스





지난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한 픽션 주인공인 닥터 패치 아담스와 실제 인물인 노먼 베쑨(1890.3~1939.11)에 대하여 비교하여 보고자 한다. 영화의 주인공인 패치는 까마귀 모자와 가짜 코, 물방울 무늬 가운을 입고 환자를 만난다. 그의 진료방식은 웃음을 통해 병을 치료하는 그것이다.



파란만장하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이 치료의 첫 걸음이라는 확신을 의심하지 않는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이다. 패치 아담스는 불행한 가정 환경에서 자라나 자살 미수로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심하게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만학도의 나이에 의대에 입학하게 된다.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그는 정신 병원의 동료환자를 도울 때 자신의 문제가 치유됨을 깨닫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얻는다. "상처를 치유하다"라는 의미의 'Patch'라는 이름을 갖고 정신병원을 퇴원하게 된다.



그의 꿈은 사람들의 정신적 상처까지 치료하는 진정한 의사의 길. 2년 후 버지니아 의과대학에 입학한 괴짜 의대생 패치는 3학년이 되어서야 환자를 만날 수 있다는 규칙을 무시하고 빛나는 아이디어와 장난기로 환자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치유하려고 환자들을 몰래 만난다. 이 사실을 안 학교측이 몇 번의 경고 조치를 내리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행을 계속한다.



노먼 베쑨은 할아버지를 따라 의대에 입학한 후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학비를 번다. 그는 24세 때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고자 프랑스로 가고, 또 부상을 당해 귀환하나 박사학위 취득 후 다시 영국으로 가 군인이 된다.


20대를 전쟁과 함께 보낸 그는 디트로테이트에서 첫 개인병원을 열게 되지만 환자들 대부분은 가난 때문에 제때 치료하지 못해 나빠질대로 나빠진 상태였다. 그는 가난한 환자들의 차트에 병명을 '폐결핵'으로 써야 할지, '가난'으로 써야 할지 고민하는 중 7년 동안 결핵과 싸워온 것을 써먹을 스페인 내전(1936) 에 참여하게 된다.


그는 옌안에서 마오쩌뚱을 만난 뒤, 진찰기 지역 팔로군의 의료 책임자로 임명되어 전선 한가운데 뛰어 들어 죽어가는 병사들을 살리고 턱없이 부족한 의료진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인 의사들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가르친 중국인 의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의사들이여 부상병이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대들이 먼저 그들을 찾아가시오” 지독할 만큼 철저한 그의 헌신에 감동한 중국인들은 그를 백구은(白求恩)이라고 불렀다. 그의 성 베쑨의 발음에서 착안했지만, 은혜를 베풀어 사람을 구하는 백인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었다.



스페인 내전 피해자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서 내전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강의를 다녔고, 중국 대륙을 구제하기 위해 의료현장에 뛰어들고, 20여 곳에 병원을 설립하고 의료 체계를 혁신했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으로 부를 추구하기보단 자신의 능력을 통해 더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건네주는 것을 택했다.


패치 아담스라는 영화에서도 "환자를 만나지 말고, 인간을 만나라"는 좌우명이 나온다. 질병을 돌보되 사람을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작은의사(小醫)라 하고, 사람을 돌보되 사회를 돌보지 못하는 의사를 보통의사(中醫)라 하며, 질병과 사람, 사회를 통일적으로 파악하여 그 모두를 고치는 의사를 큰의사(大醫)라 한다고 한다.


이 영화는 그것이 세균이든 사회체제이든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좀먹는 것이라면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온몸으로 맞섰던 진정한 큰 의사이다. 영화 속의 의사와 환자의 모습을 봄으로써 건강과 인생의 깊이를 터득하고, 공동체 안에서 이웃과 삶을 나눌 수 있는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