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처 여름휴가를 챙기지 못한 사람들, 남은 연차휴가를 연말에 몰아 쓰려는 직장인, 아이들의 기나긴 겨울방학 일정을 고민 중인 가족들에게 동남아시아 여행은 구미 당기는 선택지다. 비용이나 기간 면에서 미주나 유럽보다 부담이 덜한 데다 한국의 추운 겨울을 잠시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최근 항공업계가 동남아로 공급석을 확대하면서 여행 기회도 늘었다.
연말연초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염두에 둬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모기다. 최근 동남아와 중남미에서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감염병인 뎅기열 발생이 전년보다 최대 10배까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해외유입 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해외에서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등에 감염된 채 입국한 사람이 총 1,80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여름(6~8월)이 657건(36.4%)으로 가장 많았고, 가을(9~11월)도 528건(29.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겨울(12~2월, 344건, 19.1%)과 봄(3~5월, 276건, 15.3%)에도 모기 매개 감염병 입국자가 계속 확인됐다.
동남아에는 숲과 강이 많아 모기로 전파되는 전염병이 많다. 특히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 감염병, 치쿤구니아열 등이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이번 국감 자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된 질병은 뎅기열(1,315건, 73%)이다.
모기를 통해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두통, 안구 주변 통증, 근육통, 구강 출혈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뎅기 쇼크 증후군으로 발전한다. 뎅기 쇼크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률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진과 발열, 근육통, 눈 출혈 등이 생긴다. 감염 후 2~7일까지는 증상이 약하지만 이후엔 점차 심해진다. 치쿤구니아열 역시 발열, 두통, 근육통이 주요 증상이며, 심한 사람에겐 뇌수막염, 뇌신경마비, 골수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통과 발열, 근육통, 피부반점 등은 모개 매개 감염병의 공통 증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동남아를 여행하고 귀국한 뒤 이런 증상이 보여도 국내에선 뎅기열 등의 진단이 가능한 검사기관이 드물어 빠르게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병과 치쿤구니아열, 뎅기열 등 각 감염병을 감별하는 것도 어렵다. 결국 모기 매개 감염병은 예방이 최선이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국 전 해당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는 감염병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사전에 예방접종을 하길 권한다.
박승만 GC녹십자의료재단 전문의는 “동남아 여행 중엔 가급적 밝은 색의 긴 소매 옷을 입거나 벌레 퇴치제를 사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귀국 후 의심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아 실시간PCR 검사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 받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여행을 다녀온 뒤 2주 이내에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에 연락해 상담을 하고 전문기관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도움: GC녹십자랩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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