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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50년 전통, 추억이 흐르는 이발소





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오늘은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아주 오래된 이발소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곳은 성내동 강풀만화거리에 있는 50년 전통이 된 이발소인데요. 하얀 백발을 위로 치켜 세우고 반가이 맞아 주신 김영호님도 만나 뵈었습니다.



추억이 흐르는 이발소. 이용원


마치 시 제목 같기도 하고 수필 제목 같기도 한 추억이 흐르는 이발소, 이발소 간판과 외부에 다닥다닥 붙은 다양한 내용에서 이발소의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발소라고 하지만 무슨 전시관 같은 분위기인데요. 성내동 강풀만화거리에서 이곳을 들르지 않으면 앙꼬없는 찐빵이라도 먹는 것처럼 뭔가 허전하게 됩니다. 그럼 50년 전통으로 한 곳에서 운영한 이발소에 대하여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50년 세월을 성내동 골목을 지키신 김영오님, 이발소 주인장 답게 백발의 머리를 치켜세워 멋을 부리셨는데요. 만난 김에 이야기해보니까 요즘에 유명세를 탄다고 해도 새로운 사람들이 고객이 아니라 대부분 성내동 사람들이라 말해 주셨어요. 여행객들이 처음에 이발소인 줄 모르고 전시관인 줄 알고 오시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호기심에 이발소 안으로 들어오는 분들이 많아 일일이 시간나는 대로 설명을 해드린다고 합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어서 그런지 공중파 방송은 물론 해외방송에도 소개될 정도로 성내동의 핫플레이스입니다. 50년 이발사의 발자취를 살펴보니 정말 다양한 곳에서 취재를 하고 출연도 하셨습니다. 일본 도쿄헤어컷트 12년 경력을 비롯해서 강동구 일발 자원봉사 활동도 무려 30년 동안 해오셨습니다.



외부에 붙인 글을 보면 ‘20대 청춘으로 돌려 드리겠습니다’란 말에서 세월을 되돌려 깎는 이발소 같다는 생각입니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과 전시된 제품들을 보니 유년시절의 추억이 절로 떠오릅니다. 여기에 보이는 전화기는 실제로 작동이 되고 있었는데요. 정말 신기할 정도였지요. 오래된 영화 포스터 빨간 마후라, 흑백TV, 라디오, 시계 정말 기억도 못하고 보지 못했던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옛날 이발기구도 전시해 두었고 소품 박물관으로 작은 전시대에 없는 거 없이 진열해 놓았는데, 얼핏 보면 정신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하나씩 살펴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사장님의 정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오래된 바이올린, 다듬이방망이를 비롯해서 요즘 보기 힘든 주판도 보이고 일명 바리깡도 여러 개를 볼 수 있습니다. 소주병도 진열되어 있고 하나하나 마주할 때마다 3-40년의 세월의 영상이 스치는 것 같습니다. 이발소 내 사방의 벽면마다 가득 채운 우리의 옛 것들에서 절로 추억이 돋아납니다.



이발소 내 의자를 몇 년 사용하셨는지 여쭙지 못했는데요. 그나마 다른 제품보다 오래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긴 해요. 의자 밑에 놓인 소화기도 보이네요. 이발할 때 입는 하얀 가운도 위생 소독장 앞에 걸어 놓았어요. 이발소 내 세면대도 요즘 우리가 흔히 보는 미용실 세면대와는 다릅니다.



김영오 이발사님은 2018년 사단법인 한국이용사회중앙회에서 개최한 KBCA 제9회 전국이용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도 받으셨고 특별상까지 받으셨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기술이 녹이 슬지 않고 여전히 멋진 이용기술을 발휘하시는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옛날 이발기구와 소품박물관을 살펴보면 오래된 면도기와 바리깡 그리고 가위도 진열되어 있고 쇠 빗도 보입니다. 면도할 때 쓰는 거품 솔도 볼 수 있고 오래된 지폐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곳에는 또 오래된 담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88담배, 하나로, 솔, 청자, 태양도 볼 수 있습니다. 좁은 이발소를 전시관처럼 꾸미다 보니 정리를 해도 정신이 없습니다. 찬찬히 느긋하게 하나씩 살펴보길 추천합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오래된 우리네 것들이 전시되어 있고 우리 고향집 부엌 입구에 있던 절구와 절구통도 보이고 새로운 디자인의 도마도 볼 수 있습니다. 하나씩 정성 들여 모았을 사장님의 애정이 느껴지고 먼지가 쌓이지 않게 청소하는 손길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